그래도 잘 던졌다.
삼성 라이온즈의 특급 신인 양창섭이 데뷔 첫 패전 투수가 됐다.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게 컸다. 양창섭은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양창섭은 1-2로 뒤진 6회 김승현과 교체됐다.
양창섭은 1회 박민우, 김성욱, 나성범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2회 1사 후 모창민의 볼넷, 박석민의 중전 안타로 실점 위기에 놓였으나 권희동을 2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유도하고 2루 주자 모창민은 터치 아웃되면서 공수 교대.

양창섭은 3회 정범모의 좌전 안타, 김성욱의 볼넷으로 2사 1,2루 두 번째 위기에 놓였지만 나성범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4회 재비어 스크럭스(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와 모창민(중견수 플라이)의 출루를 봉쇄한 양창섭은 2사 주자없는 가운데 박석민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곧이어 이종욱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4회 투구를 마쳤다.
양창섭은 5회 선두 타자 지석훈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정범모에게 좌중간 2루타를 얻어 맞았다. 곧이어 박민우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슬라이더(124km)를 던졌으나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로 연결됐다. 양창섭은 김성욱과 나성범을 각각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김한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창섭은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진 능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젊은 투수답게 대담하게 던지길 바랄 뿐이다.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투수에게 다 힘겨운 상대인데 잘 해주고 있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프로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보배 같은 존재가 된 양창섭. 자신을 둘러싼 엄청난 중압감에도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지금 이만큼 해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데뷔 첫 피홈런과 패전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과정의 일부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