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서 1경기, 타자로서 3경기 만에 주위 평가를 180도 반전시켰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100년 만에 '10승-10홈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광풍'이 따로 없다. 투수로서, 타자로서 '이도류'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부진과 혹평은 딴 세상 이야기가 됐다.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10승-10홈런'을 진지하게 도전하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2일 투수로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뒀다. 오클랜드 원정경기에서 6이닝 3실점 QS 피칭으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평균자책점 16.20의 투수는 160km의 강속구와 145km의 고속 스플리터의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에이스급 투수로 변신했다.

지난 달 30일 개막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해 첫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홈 데뷔전에서 거포 능력을 뽐냈다.
오타니는 4일과 5일 지명타자로 출장해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고, 홈팬을 열광케했고 메이저리그를 놀래켰다. 홈런을 뽑아낸 상대 투수가 모두 수준급 선발이었다. 4일 클리블랜드전에선 조쉬 톰린의 커브(119km)를 걷어올려 우중간 펜스를 넘겨버렸다. 스리런 홈런.
5일에는 더 대단했다. 지난해 아메리칸 사이영상 수상자 코리 클루버의 148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서 한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범경기에서 빅리그 투수들의 현란한 변화구에 헛스윙, 강속구에 배팅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던 '1할타자' 오타니는 커브와 직구를 때려 파워로 홈런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승리투수가 2일 이내에 타자로 나와 홈런을 때린 경우는 1921년 6월 13일 선발승을 거둔 후, 14일 타자로 출장해 홈런을 때려낸 베이브 루스 이후 오타니가 97년 만에 처음이었다.
오타니의 2경기 연속 홈런이 터지자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메이저리그 기록 사이트 baseball-reference.com에 따르면, 승리 투수가 된 후 2경기 연속 홈런은 야구의 신 루스도 이루지 못한 최초의 쾌거"라고 전하며 흥분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진짜 도전하는 기록은 따로 있다. 10승-10홈런. 메이저리그에선 정확히 100년 전인 1918년 루스가 유일하게 한 차례 달성한 기록이다. 그 해 루스는 투수(23경기)로 13승 7패, 타자(95경기)로는 11홈런을 기록했다.
오타니가 첫 안타와 첫 홈런을 기록한 후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의 10승-10홈런 목표에 대해 "투수로도, 타자로도 가까이 다가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9승-8홈런이 남았다.
오타니는 일주일에 1번씩 투수로 등판하고 그 사이 3경기 정도 타자로 출장하는 스케줄이다. 앞으로 오타니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보여줄까.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오타니의 첫 홈런이 나온 후 "아마도 그는 정말로 우리 시대의 베이브 루스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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