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 꼭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꼭잡고)에서 한혜진이 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남편과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오열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서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손꼭잡고’에서는 남현주(한혜진 분)가 시한부라는 사실을 딸 김샛별(이나윤 분)에게 들켰다. 현주는 샛별과 이별을 예감하고 펑펑 울었다. 마지막에는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남편 김도영(윤상현 분)과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방송분의 시청률은 3.4%, 4.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동시간대 방송된 ‘스위치’는 6.7%, ‘추리의여왕2’는 6.6%를 기록했다. 시청률 집계기준이 다르지만 tvN ‘나의 아저씨’는 3.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나타냈다. 한혜진의 4년 만에 복귀작이라고 하기 에는 낮은 수치다.

‘손꼭잡고’는 드라마 출발부터 시한부와 불륜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자극적인 소재를 웃음기 없는 신파로만 풀어내면서 시청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시청자들은 옆구리 찔러서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드라마에 열광하지 않는다. 현주가 딸에게 시한부 사실을 들키고 흘리는 눈물이나 남편과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흘리는 눈물 모두 과거 다른 드라마에서 익숙히 봤던 설정이고, 누가 봐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같은 시한부 소재를 중년 싱글들의 로맨스로 유쾌하지만 진지하게 풀어내고 있는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는 ‘키스 먼저 할까요’와 비교해보면 ‘손 꼭잡고’의 진부함은 더욱 도드라진다. 소재나 배우들의 연기의 문제라기 보다는 같은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이 익숙한 전개를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드라마 속에서 불륜을 다루는 방식도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 이날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에서는 현주가 장석준(김태훈 분)에게 "초라하게 죽기 싫어졌어요.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사랑을 해보려구요. 여기도 한 사람 앉아있네요"라고 고백하는 듯한 장면이 등장했다.
시한부이기 때문에 남편과 원치않은 이혼을 한 상황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도 된다는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이 과정에서 남편 도영과 신다혜(유인영 분)의 관계를 오해하는 현주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현주를 연기하는 한혜진이 매회 모성과 절망을 오가며 눈물을 뿌리고 있다. 이제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색다른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평가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pps2014@osen.co.kr
[사진] '손꼭잡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