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와 정지훈이 72세 나이차를 뛰어넘는 케미스트리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5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박선영의 씨네타운’에는 영화 ‘덕구’의 주역 이순재와 정지훈이 출연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손주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영화. 이순재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설정이다. 병약한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를 데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일일 노동을 하면서 두 손자를 거느리고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고민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덕구 역을 맡아 이순재와 할아버지 손자 호흡을 맞춘 아역 정지훈은 어떤 마음으로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이순재 할아버지와 연기를 한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제가 사실 이런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서 욕심났다. 다른 영화들 보면 ‘신과함께’는 주인공 분들이 하정우 삼촌, 차태현 삼촌 이런데 ‘덕구’는 주인공이 저랑 할아버지 덕희 세 사람이어서 욕심이 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자신이 연기한 덕구라는 캐릭터에 대해 “덕구는 저랑 많이 닮았기도 하면서 닮지 않은 면도 있다. 저도 돈까스 같은 것을 좋아하고 천진난만하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다른 면은 덕구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저는 엄마랑 늘 붙어산다. 그런 그리움이 저한테는 없는 것 같다”고 똑 부러지게 대답했다.
이순재는 정지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역 오디션에 직접 참석했다는 이순재는 “다 잘하는데 지훈이가 이 역할에 특히 잘 맞았다. 잘 뽑은 것 같다. 농촌 이야기이기 때문에 세련되고 깔끔하면 문제가 있다. 지훈이가 깔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정지훈은 “안 그래도 떨리는데 이순재 선생님이 집중하셔서 엄청 정말 정말 떨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정지훈은 즉석에서 ‘덕구’ 속 한 장면을 재연하며 열연을 펼쳤다. 이순재는 “아역으로서는 하기 힘든 연기인데 감정도 좋고 감동적이었다. 앞으로 잘 나갈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덕구’ 촬영 중 무릎 부상을 당했던 이순재는 “이제 괜찮다. 밤에 부엌에서 두 아이를 씻기느라 아이를 안고 올라가는 장면이었는데 슬리퍼를 신어서 댓돌을 올라가다 미끄러졌다. 왼쪽 무릎이 조금 찢겼는데 감독이 놀라서 울더라. 촬영하면서 다치고 넘어지는 경우 많으니 괜찮다고 했다. 금방 아물었다”고 설명했다.
체력관리를 어떻게 하시냐는 질문에 “특별히 관리하는 것은 없다. 아직까지는 체력이 된다. 누적된 피로가 없어야 한다. 우리 때 동료들은 술들을 많이 먹어서 지금 누적되어서 아픈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술을 안 먹고 담배를 끊은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한편 가족의 사랑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 ‘덕구’는 오늘(5일) 개봉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보이는 라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