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이 영화 '머니백'으로 또다시 관객들을 홀릴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기억의 밤'(장항준 감독)에서 스펙트럼 넓은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김무열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무열은 '머니백'으로 또 한 번의 변신에 도전한다.
'머니백'은 이긴 놈이 다 갖는 세상, 하나의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일곱 명이 뺏고 달리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영화. 이번 영화에서 김무열은 가진 거라고는 오직 하나, 몸뚱이뿐인 흔한 취준생 민재 역을 맡았다.

'머니백'에 대해 김무열은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무작정 가볍지만은 않고 풍자적, 해학적 부분도 잘 살아 있었다. 코미디 영화지만 안 웃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음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저를 비롯해서 7명의 캐릭터들이 소모적이지 않고 다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모두 매력적이라 그런 점에도 끌린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재는 아픈 어머니에게 좋은 아들로 기억되고 싶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탄로날까 두려워 사채까지 끌어쓰면서 매달 월급을 집에 가져간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는 턱없이 모자란 어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집 보증금까지 뺐지만, 그마저도 사채업자의 수하 양아치(김민교)에게 뺏기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민재는 옆집 킬러(이경영)에게 온 택배를 대리 수령하게 된다. 택배를 살펴보던 민재는 총 한 자루를 발견하고, 인생의 고난과 영원히 이별하기 위해 사채업자 백사장(임원희)을 찾아가며 '짠내 폭발' 고군분투를 시작하게 되는 인물.
김무열은 민재에게서 치열하게 살았던 자신의 20대 시절을 떠올렸다. 김무열은 "20대 때부터 생계를 위해서 살았다. 어느 순간부터 집의 가장이 됐고, 특히 20대를 치열하게 살아서 감정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돈도 없고, 희망도 없던 20대, 김무열은 매일 성공을 꿈꿨다. 간절함은 지금의 배우 김무열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김무열은 "매일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번 했던 것 같다. 웃긴 게 친한 친구랑 돈도 없으면서 매일 동네 정자 같은 데서 소주를 마시면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기도 했다"며 "어떻게 하면 시급 천원이라도 더 받는 아르바이트를 구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엉뚱한 상상도 했다. 그게 극대화 되니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날 속이고 있는 게 아닐까, 사실은 돈이 많은 사람이라 '그동안 고생했다, 진짜 집으로 가자'고 날 진짜 집으로 데려가는 게 아닐까 상상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살았던 20대가 지금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잊었다거나 극복했다거나 그런 말은 경계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더 치열하게, 더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아내 윤승아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김무열에게 있어 가장 객관적이고 무서운 관객은 아내 윤승아다. 가장 객관적이면서도 이성적인 시선에서, 가장 아픈 말로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 때문이다.
김무열은 "어제(4일) '머니백' 가족 시사회를 했는데 와이프가 못봤다. 관이 작다고 해서 아내가 먼저 '내가 주변 친구들을 많이 데리고 돈을 주고 보겠다'고 하더라. 영화를 보고 나니 와이프 반응이 너무 궁금했다"고 윤승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생각보다 객관적으로 봐준다. 가장 아픈 얘기도 많이 해준다. 시사회 끝내고 '네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고 통화했다. 서로 연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깊게 얘기하지는 않지만, 영화 리뷰는 오히려 제가 먼저 물어본다"고 밝혔다.
연예계 대표 잉꼬 부부인 김무열과 윤승아는 지난 4일 결혼 3주년을 맞기도 했다. 김무열은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함께 봤다. 아이들(강아지들) 산책도 시켰다"고 소박하면서도 행복했던 결혼 3주년 일상을 전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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