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감독 정범식)이 손익분기점(약 80만)을 두 배 이상 뛰어넘으며 흥행한 공포영화로 거듭났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이 영화는 165만 6553명(4일 기준, 영진위 제공)을 기록하며 9일째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공포영화를 향한 감독의 실험정신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커다란 관심과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곤지암’은 1960년대 성행했던 곤지암 정신병원이 美 CNN 선정 ‘세계에서 가장 기이한 7대 장소’가 되자 공포마니아 호러타임즈 멤버 7명이 폐허가 된 병원을 찾아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체험형 공포영화이다. 물론 실제 장소나 지역과 관련이 없으며 등장인물들은 만들어진 가상이다.
배우 오아연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가 이렇게 잘될지 몰랐다. 그래서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웃음). 요즘 매일 밤 12시에 (영진위)사이트에 들어가서 관객수를 확인하는데 저희들끼리 다들 ‘대박’이라는 말만 주고받고 있다. 이젠 약간 욕심이 생겨서 250만 정도 기대하고 있다. 단체 카톡방에서 아재 개그를 하느라 다들 난리가 났다”고 미소를 띤 얼굴로 영화의 성공을 기뻐했다.

이번 작품에서 오아연은 곤지암 정신병원을 함께 체험할 멤버로 선정된 간호사 아연 역을 맡았다. 정범식 감독은 배우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외국에서 왔다는 샬롯(문예원 분)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의 실제 이름을 사용했다.
정 감독과 제작진은 1차 개별 오디션에서 평범한 자기소개를 마친 참가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같은 내용을 반말로 해보라는 미션을 안겼다. 이는 극중 네티즌들에게 말을 거는 유튜버들의 말투와 리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2차에서는 1차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0여 명을 7명씩 한 조로 나누어 연극 같은 최종 오디션을 진행했다. 이로써 신인 위하준, 이승욱, 박성훈, 유제윤, 오아연, 박지현, 문예원이 최종 발탁됐다.

오아연은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며 “다른 작품의 오디션 과정과 달라 처음엔 ‘내가 뭐하고 있나?’ 싶었다(웃음). 2차에선 7명씩 각자 명찰을 달고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로 사람들 앞에서 대본 리딩을 했다. 당시 예원 언니랑 같은 조였는데 함께 최종까지 붙었다”고 전했다.
오디션에서 제작진이 요구한 각종 디렉션을 소화하느라 자신의 장점을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는 그녀는 “처음엔 대본에 ‘지원’으로 나와 있어 그것만 준비하고 갔었다. 다른 역할도 시켜보길래 ‘내가 이 역할과 안 어울리나?’ 싶었다. 시키는 것만 하느라 제가 준비한 걸 어필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독님께서 그 사람의 본연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멤버들 가운데 (박)성훈오빠랑 좀 더 친하다. 영화 촬영 후 바로 두 달 후에 드라마 ‘조작’에서 또 만나 호흡을 맞췄다. 제가 인턴기자 역을 맡았는데 성훈 오빠가 제 사수로 나왔다. 몇 달을 같이 했으니 친해졌다.”
입소문 신드롬을 입증한 ‘곤지암’은 각양각색의 관람 후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강의 공포 체험을 만끽한 일부 관객들이 전하는 생생한 인증 사진 및 관람 후기는 1020세대 관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영화 관람을 넘어서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영화를 보다가 놀라 사들고 온 팝콘을 쏟은 경우이다.
이 같은 반응이 놀랍다는 오아연은 “저희들끼리 카톡방에서 비글미가 넘친다(웃음). ‘언제 한 번 다 같이 팝콘 청소하러 가자’고 얘기했다. 저 역시 언제든 극장에 쏟아진 팝콘을 청소하러 갈 의향이 있다. 획기적인 흥행 공약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관객들의 후기를 보면 항상 ‘팝콘’이 있지 않나(웃음). 영화관에서 청소하시는 분들에게 너무 죄송스러워서 저도 그렇고 다른 배우들도 청소하고 나온 적도 있다(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