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모두에 반가운 봄비였다.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롯데-한화의 시즌 3차전이 우천 연기됐다. 대전 지역에 오전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았고, 결국 오후 5시에 연기 결정이 났다.
1승9패로 최하위에 처진 롯데는 우천 연기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개막 7연패로 시작한 롯데는 지난 1일 사직 NC전에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3~4일 한화전에 이틀 연속 패하며 다시 연패 늪에 빠졌다. 개막 10경기 1승9패. 개막 12연패로 시작한 2003년 다음으로 롯데 창단 후 최악의 출발이다.

3~4일 경기에서 불펜 소모도 만만치 않았다. 3일 선발 김원중이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5명의 구원투수들이 6이닝을 던졌고, 4일에는 선발 송승준이 5이닝을 버텼으나 6회에 올라온 불펜 필승조 박진형이 ⅓이닝 2실점으로 무너진 내상이 크다. 전체적인 타격 페이스가 많이 올라왔지만, 불펜 힘이 크게 떨어져 있어 이날 한화와 승부도 꽤나 부담스런 상황이었다.
비로 한숨 돌린 롯데는 부산 홈으로 돌아가 LG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펠릭스 듀브론트, 윤성빈, 브룩스 레일리가 선발등판하는 순서다. LG도 아직 하위권에 처져 있어 롯데로선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4연패를 하다 롯데전 2연승으로 반등한 한화도 이날 비가 나쁘지 않다. 내심 비가 오는 것을 반겼다. 2연승 과정에서 선발 조기 강판, 수비 불안으로 불펜 소모가 만만치 않았다. 첫 날 5명이 5⅔이닝을 던졌고, 이튿날도 5명이 4이닝을 나눠 던졌다.
특히 새로운 필승조로 자리 잡은 박상원(2⅔이닝·39구) 서균(2⅓이닝·35구) 그리고 이태양(1⅔이닝·29구)이 2연투를 한 상태였다. 마무리 정우람도 4일 경기에서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며 28개 공을 던져 연투가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한용덕 감독도 "하늘의 뜻에 순리대로 갈 뿐이다"면서도 "경기를 해도, 안 해도 상관 없지만 필승조를 썼으니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체력도 재충전한 한화는 주말에 수원으로 올라간다. 최근 타선이 뜨거운 KT를 만난다. 전처럼 더 이상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라 긴장해야 한다. 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 윤규진이 차례로 선발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승 무드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한용덕-조원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