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파란만장한 시즌이었다. SK텔레콤 T1이 '정신없이' 달려온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일정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접었다. 그동안 봄의 제왕으로 불렸던 SK텔레콤의 가혹한 마지막이었고, 아쉬운 퇴장이었다. 그러나 목표로 하는 세대교체에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KT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1세트를 먼저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내리 2, 3, 4세트를 내주면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고 와일드카드전을 통해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지만 두 번째 관문이었던 KT를 넘지 못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이번 시즌은 분명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2015년 통합리그로 변경되고 나서 항상 최정상급 라인업을 지녔던 SK텔레콤은 이번 시즌 대대적으로 신인들을 기용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LCK 리그에서 희망을 가질만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정규 시즌을 앞두고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팬들도 SK텔레콤이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리고 실제로 '후니' 허승훈과 '피넛' 한왕호의 빈 자리는 컸다. '운타라' 박의진과 '블랭크' 강선구가 시즌 초반 흔들리면서 비관적인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부진의 정점이었던 5연패를 당한 시점에서도 김정균 SK텔레콤 감독과 이정현-배성웅 코치는 흔들리지 않았다. "추가적인 영입을 생각하지 않는다. 팀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지금 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균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신인 카드들이 빛을 발했다. '트할' 박권혁 '블라썸' 박범찬이 5연패를 벗어나 4연승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3연패로 다시 흔들릴 때에는 시즌 초반 선을 보였던 '에포트' 이상호가 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던 '울프' 이재완의 빈 자리를 채웠다. 신인들의 활약에 중고참인 '블랭크' 강선구는 어느 정도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기어코 SK텔레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9위까지 추락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팬들의 변치 않은 성원이 큰 힘이 됐다. 날선 비판을 넘어 힘들어하는 선수단에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SK텔레콤이 막바지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큰 힘이 됐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까지 스프링 스플릿 20경기 모두를 매진한 유일한 팀이 바로 SK텔레콤이다.

하지만 MSI까지 기대했던 봄의 축제는 짧았다. 정글을 집중 공략 당하면서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집중적으로 정글을 흔든 KT의 전략에 막히면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의 실마리를 만들지 못했다.
그렇지만 SK텔레콤은 스프링이 아닌 서머를, 롤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김정균 SK텔레콤 감독과 선수단에게 아쉬운 끝이었지만, 다가올 시즌을 위한 디딤돌이었다. 아직 SK텔레콤이 더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번 스프링 시즌 SK텔레콤이 얻은 큰 소득이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