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납시다"
딱딱하게 음악만 듣던 북측 관객들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 자랑스러운 우리 가수들의 국보급 공연 덕분이다.
지난 1일,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가 5일 오후 8시, 지상파 3사를 통해 전파를 탔다. 이는 13년 만의 평양 공연이다.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연주로 시작된 공연은 정인, 알리, 백지영, 강산에, YB, 레드벨벳, 최진희, 이선희, 조용필, 서현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이들 모두 진심을 담은 열창으로 북측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정인은 '오르막길'을 노래했고 알리와 함께 '얼굴'을 불렀다. 백지영은 '총맞은 것처럼'과 '잊지말아요'로 폭풍 가창력을 뽐냈고 강산에는 실향민의 아픔을 담아 '라구요'를 노래했다.
YB는 강렬한 록 음악으로 북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고 레드벨벳은 '빨간 맛'을 노래하고 춤추며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최진희는 하트를 객석에 보냈고 이선희와 조용필은 명불허전 가창력으로 북한을 사로잡았다.

서현은 품격 있는 진행으로 공연을 이끌었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까지 불렀다. 공연을 마무리 한 뒤 전 출연진은 '친구여'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며 북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 어느 때보다 뭉클하고 진한 여운을 안긴 평화 공연이었다. 누구 하나 부족함 없이 훌륭하게 무대를 채웠고 자랑스러운 대한의 노래를 북에 전했다. 생소할 법한 노래도 있었지만 관객들은 이들의 무대에 흠뻑 취했다.
이번 평양 공연은 2002년 9월 'MBC 평양 특별공연' 이후 16년 만에 성사된 것.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북측 관객들이 손뼉 치고 호응하며 남한 가수들의 음악을 온몸으로 즐겼다.
진심을 담은 가수들의 열창 덕분이었다. 이전에도 멋있었지만 평양에서 노래하는 이들의 모습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들이 남한을 대표하는 가수라는 게, 그들의 팬이라는 게 더욱 자랑스러운 2시간이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