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4번 타자들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뛴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인 이대호(36·롯데)와 김재환(30·두산)의 방망이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각 팀별로 최소 10경기를 치른 가운데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는 선수들도 있다. 이대호와 김재환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들은 확실한 실적을 낸 팀의 4번 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시즌 출발이 썩 좋지 못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각 팀의 4번 타자들 중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대호는 타율이 2할3푼7리에 머물고 있다. 출루율도 3할2리로 OPS(출루율+장타율)는 0.644에 불과하다. 10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3개밖에 없었다. 홈런은 하나, 타점도 5개에 머물고 있다. 정확성과 장타를 모두 갖췄다는 이대호답지 않은 성적이다. 수비 집중력 또한 떨어진 모습으로 우려를 산다.

김재환도 정확성에서 고민이 있다. 홈런(2개)과 타점(8개) 수치는 나쁘지 않으나 타율이 1할대(.194)에 머물고 있다. OPS도 0.684까지 처졌다. 김재환은 2016년 3할2푼5리, 지난해에는 3할4푼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면서도 모두 장타율이 0.600을 넘겼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는 굉장히 저조한 출발이다. 4일에는 허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 만한 선수들은 아니다. 언젠가 반등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관건은 시점이다. 두 선수가 팀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롯데는 성적 저하에 팀 분위기가 처져 있다. 이대호가 앞장을 서 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두산은 김재환 외에 4번감이 마땅치 않다. 4일에는 포수인 양의지가 4번을 치기도 했다. 체력 부담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그림은 아니다.
타 팀의 4번 타자들이 비교적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도 대조가 된다. OPS를 보면 제이미 로맥(SK·1.289), 박병호(넥센·1.258), 최형우(KIA·0.998), 아도니스 가르시아(LG·0.950), 다린 러프(삼성·0.910) 등은 비교적 자신들의 몫을 잘 하고 있다. 비로 하루를 쉰 두 선수도 심기일전해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