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홈보살' 이정후 "작년 LG 황목치승 홈 슬라이딩 못 잊어요"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06 09: 01

역전을 막아낸 '레이저 홈 보살'이었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넥센 이정후는 '2년차 징크스'는 전혀 모른 채 올해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5일 고척 KT전에서 기가 막힌 홈 송구로 역전 위기를 막아내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넥센은 3-2로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조상우가 흔들렸다.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선 고졸 루키 강백호에게 우중간 동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1사 3루 역전 위기까지 몰렸다. 

윤석민이 친 타구는 좌익수 이정후에게로 향하는 뜬공. 희생플라이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3루 주자 정현이 태그업을 시도했고, 이정후는 공을 잡자마자 홈으로 송구했다. 이정후의 송구는 정확하게 포수 미트로 향했고, 주자를 여유있게 태그아웃시켰다. 역전을 막아낸 환상의 '레이저 홈 보살'이었다.
이정후는 연장 10회말 선두주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리고 박병호의 끝내기 안타로 결승 득점을 올려다. 앞서 2-2 동점이 된 8회 1사 1,3루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역전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팀이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둔 후 이정후는 환한 웃음으로 기뻐했다. 고교 때 주로 내야를 보다가 프로에 와서는 외야수로 출장하고 있다. 이정후는 "코치님과 선배들로부터 외야 수비에 관해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고종욱 선배 등 외야 선배들이 잘 챙겨주시고,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정후는 4차례 보살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홈에서 아웃시킨 적도 한 번 있는 것 같다"며 이날의 홈 보살을 짜릿한 순간으로 기억에 저장했다. 
'작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보살'을 묻자, 이정후는 "아웃이 아니라 세이프가 된 것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LG전에서 황목치승 선배가 득점한 장면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26일 잠실 넥센-LG전. 넥센은 9회초까지 3-1로 앞섰다. 당시 마무리였던 김세현(현재 KIA)가 9회말 1사 후 이천웅의 볼넷과 박용택의 2루타로 2-3으로 추격당했다.
2사 2루에서 이형종이 우전 안타를 때렸고, 2루 대주자 황목치승은 홈으로 내달렸다. 우익수 이정후의 레이저 홈송구로 아웃 타이밍. 황목치승은 넥센 포수 박동원의 태그에 아웃 선언이 됐다. 그러나 LG의 비디오판독 신청으로 세이프로 번복됐다. 포수 박동원이 공을 잡고 기다렸다가 가슴 부위를 태그했으나, 황목치승이 마지막 순간 몸을 웅크리며 손으로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었다. (결국 경기는 LG의 끝내기 승리)
이정후는 자신의 기막힌 송구를 피해 동점을 만든 황목치승의 플레이를 뇌리에 새겨뒀다. 아쉽게 대역전패로 끝났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듯 했다. 지금은 은퇴한 황목치승은 당시 "안타 타구도 빨랐고, 송구가 너무 좋아 아웃이라고 생각됐지만, 뒤집어보고 싶었다. 세이프인지 확실한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