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을 아름답게 수놓은 감동의 공연 '봄이 온다'가 우리 국민에게도 공개됐다. 지난 5일 지상파 3사를 통해 방송된 '2018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봄이 온다'는 3사 총합 36.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그 무대에 오른 우리 예술단의 소회도 어느 때보다 뜻깊었을 터. 음악감독 윤상을 비롯,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백지영 YB 레드벨벳 서현 알리 정인 강산에 등 남측 예술단들은 저마다 평양 관객을 만난 벅찬 소감을 전했다.
윤상은 평양 공연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다들 현실적으로 믿어지지 않을만큼 감동했다. 인천에 도착해서야 '내가 어떤 공연을 하고 왔나' 실감할 것 같다. 무사히 일정 마친 것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지영은 평양 공연을 마친 뒤 소속사를 통해 "평양에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도 믿기지 않았다. 북한에서 '총맞은 것처럼'을 좋아한다는 얘길 듣고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달랐다. 공연을 즐기던 관객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매 순간 감동적이었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정인 역시 소속사를 통해 평양공연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정인은 "'오르막길'을 부르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뜻깊었다. 관객들이 진심으로 노래를 듣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잊지 못할 추억이다. 언젠가 '삼지연 관현악단과 함께 무대해보고 싶다'라는 얘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봄이 온다' 무대에 오른 가수들 역시 평양에 온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가왕' 조용필은 "2005년 평양에서 공연할 때 많은 분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교감했다. 그 때보다 더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밝히며 자신의 대표곡을 열창했다.
이선희 역시 16년 전인 2002년 9월 동평양대극장 무대에 선 뒤 오랜만에 방북한 소감을 전했다. 이선희는 "16년 전 평양 공연이 가슴 깊이 보물처럼 남아있었는데 두 번째 기쁨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공연으로 모두에게 봄이 와서 더 많은 교류가 생기고 더 좋은 길로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도현 역시 "16년 만에 평양에 다시 오게 됐다"고 입을 연 뒤 "다시 오게 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음 세대에는 전쟁의 불안함이 아닌 평화의 한반도를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남북 분단을 노래한 '1178'을 열창해 박수를 이끌어냈다.
평양에만 네번째 방문이라 밝힌 최진희 역시 "그동안 정말 많이 오고 싶었다. 이전과 느낌이 또 다르다. 남북에서 모두 내 노래를 사랑해주는 이유는, 우리가 감정과 정서가 이어지는 하나의 민족이라 그런 것 같다"고 밝혀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부모님이 함경남도 출신인 가수 강산에에게 이번 공연은 더욱 뜻깊었다. 그는 실향민의 아픔을 노래한 '라구요'와 함경남도 사투리가 가사에 들어간 '명태'를 열창하며 "부모님이 함경남도 출신이라 더 감격스러운 날이다. 따뜻한 환대 감사하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길 상상해본다.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유일한 아이돌 그룹으로 무대에 오른 레드벨벳 역시 방북길에 오르기 전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영광이고 기쁘다. 평양에서 좋은 공연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은 무대를 마친 뒤 "관객들이 호응을 엄청 잘 해줬다. 우리가 무대 뒤로 들어가고 나서도 계속 박수를 쳐줬다"는 소감을 전했다.
MC 서현은 유일하게 북한의 인기가요 '푸른 버드나무'를 열창한 인물이다. 그녀는 지난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삼지연관현악단과의 무대를 회상하며 "지난 겨울의 약속을 봄에 지킬 수 있어서 따뜻하다. 남북 사이에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는 것 같다. 이번 공연은 지난번 북측 공연단 공연의 감동을 보답하는 선물이라 생각해달라"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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