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3G ERA 11.37’ 듀브론트, 과연 에이스감이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4.06 22: 06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31)는 과연 에이스 투수감이 맞았을까.
듀브론트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7실점 난조를 기록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팀은 듀브론트의 난조와 함께 6-14로 완패를 당했다. 3연패 수렁.
듀브론트는 올 시즌 롯데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외국인 투수다. 총액 100만 달러의 금액을 주고 데려왔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적도 있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껴본 적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31승의 경력이었다. 현재 KBO리그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메이저리그 커리어만큼은 최상급이었다. 롯데는 그에게 에이스의 역할을 맡겼다.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듀브론트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단 3경기 뿐이지만 메이저리그 커리어에 걸 맞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인천 SK전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타자와 승부를 과감하게 펼치지 못했다. 6개의 볼넷을 헌납했고 투구 수는 불어났다. 4이닝 동안 무려 104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조기 강판 당했다. SK의 핵타선과 개막전이라는 부담감에 난조를 보일 수는 있었다.
두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30일 사직 NC전에서는 그나마 나아진 듯 보였다. 첫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3회부터 난조를 보였고 결국 6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6이닝을 채웠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했지만 역시 에이스의 투구였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첫 번째 등판에 이어 두 번째 등판이 나아졌다. 3번째 등판에서는 기대를 품을만 했다. 하지만 기대가 산산조각 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듀브론트는 이날 1회 2사 후 박용택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투런포를 얻어맞았고 2회 역시 선두타자 양석환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오지환의 번트 실수가 나와 직선타로 더블아웃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판단 착오로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하는데 그쳤다. 결국 2회 1점을 더 내준 뒤 3회에도 1사 후 박용택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연이어 두들겨 맞으면서 2⅔이닝 7실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 당했다. 최악의 투구 내용이었다.
이날 듀브론트는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찍었다(31개). 커터(19개)와 체인지업(9개), 투심(8개), 커브(2개)를 구사했다. 위력적인 공을 구사한다고 보긴 힘들었다.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면서 결국 피해다니는 투구 내용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타자와 승부에 소극적이었다. 이날 스트라이크 36개, 볼 33개였고 볼넷은 4개를 내줬다. 볼넷이 화근이 됐고 이후 실점까지 이어졌다. 첫 등판 이후 줄곧 제기됐던 제구력이 이날 역시 문제였다. 누구도 탓할 수도 없었고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에이스감으로 보기에 턱없이 부족한 현 모습이었다. 이날 강풍으로 다소 중심을 잡기 힘들었다고 하더라도 상대 선발 타일러 윌슨은 역투를 펼치고 있었기에 핑계가 될 수는 없었다.
결국 듀브론트의 기본적인 역량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롯데는 선발승이 단 한 차례도 없다. 퀄리티 스타트 역시 한 번뿐이다. 브룩스 레일리가 지난 1일 사직 NC전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레일리와 보조를 맞춰야 할 듀브론트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롯데 선발진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한없이 휘청거리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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