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56볼넷' 롯데, 흔들리는 영점-휘청거리는 마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4.07 06: 01

좀 처럼 영점이 잡히지 않는다. 흔들리는 영점, 볼넷과 함께 롯데 마운드는 휘청거리고 있다.
롯데 투수진은 현재 유일한 평균자책점 7점대의 팀이다. 평균자책점 7.43으로 리그 최하위의 투수진으로 리그를 꾸려가고 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56로 리그 3위의 투수진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몰락했다. 
일단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볼넷이다. 올 시즌 롯데는 11경기를 치르면서 5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9이닝 당 볼넷으로 환산하면 5.48개를 내줬다. 볼넷 수, 9이닝 당 볼넷 모두 최다 1위에 해당한다. 제대로 영점이 잡히지 않은 제구가 투수진은 물론, 팀 전체를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11경기 중 2볼넷 이하 경기는 3경기에 불과했고 8볼넷 이상 경기두 두 차례나 있었다. 

볼넷은 기본적으로 투구 수를 많아지게 만든다. 제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한 상대 팀들은 자신의 타격 존을 서서히 좁히면서 제한적인 코스, 한정된 구종만 노리면 되는 이익이 생긴다. 투수들은 당연히 불리한 위치에 처한다. 상대 타자들에게 안 맞기 위해서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노리지만 타자들은 말려들지 않는다. 결국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기 위해 가운데로 공을 집어넣는 순간 통타 당한다.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또한 영점이 흔들려 볼이 많아지게 되면 수비를 하는 야수들 역시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힘들어진다. 장 시간 수비를 할 경우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결국 이는 수비 실책으로 연결된다. 공격에서의 응집력도 짧은 수비 시간을 펼칠 때보다 훨씬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이런 볼넷의 악순환이 현재 롯데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6일 사직 LG전이 대표적인 경우였다.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의 볼넷이 화근이 되어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1회 2사 후 박용택에 볼넷을 내준 뒤 가르시아에 투런포를 헌납했고, 2회 역시 선두타자 양석환의 볼넷 이후 실점을 내줬다. 3회 5실점을 하는 과정에서도 1사 후 박용택의 볼넷 출루가 대량 실점의 빌미였다. 이날 롯데는 듀브론트의 4볼넷 포함해 총 8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개막 초반의 부진이 투수진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일수도 있다. '더 잘 던져야 된다'는 부담감에 코너워크를 신경쓰다가 이것이 볼넷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었다. 결국 정교한 제구가 아닌 불안정한 투구가 되는 꼴이었다. 
현장의 코칭스태프들은 '볼넷보다는 차라지 타자들에게 얻어맞자'고 강조한다. 볼넷이 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하지만 롯데 투수진은 그런 기본적인 코칭스태프의 주문 사항조차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볼넷을 줄이지 못할 경우 롯데 마운드의 안정은 당연히 요원할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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