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31)에 대한 물음표가 늘어나고 있다. 에이스감으로 데려왔지만 이젠 그 자격부터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할 듯 하다.
듀브론트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7실점 난조를 보였다. 개막 이후 3경기 등판했지만 2패만을 기록한 채 평균자책점은 11.37에 달한다. 12⅔이닝 12개의 볼넷을 내줬고 16자책점을 헌납했다.
듀브론트에게 롯데가 기대했던 모습은 에이스였다. 총액 100만 달러의 금액을 주고 데려왔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었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껴보는 등 통산 31승을 거뒀다. 커리어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2016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한 시즌을 통째로 재활로 보냈다. 지난해는 다소 회복 기간의 등판이었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일단 듀브론트를 품었다. 두 차례에 걸친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했다. 모두가 그의 성공을 확신했다.
첫 등판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지난달 24일 인천 SK전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타자와 승부를 과감하게 펼치지 못했다. 6개의 볼넷을 헌납했고 투구 수는 불어났다. 4이닝 동안 무려 104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일찍 내려왔다.
두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30일 사직 NC전에서는 그나마 나아진 듯 보였다. 하지만 결국 결과는 6이닝만 채웠을 뿐 4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투구 내용이 나이지고 있는 편이었다. 가능성을 가질 법 했다. 거액의 외국인 선수인만큼 일단 기회는 줘야 했다.
하지만 듀브론트는 다시 한 번 기회에 부응하지 못했다. 6일 사직 LG전 매 이닝이 쉽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는 36개, 볼이 33개였다. 극악의 스트라이크-볼 비율이었다. 최고 140km 후반대로 알려진 속구 구속은 140km 초반대를 겨우 찍고 있다. 과거 힘 있는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의 자신감은 없었다. 타자들과 승부를 회피하는 등 일관적으로 도망가는 패턴이었다.
6일 경기 역시 고비마다 볼넷이 화근이 됐다. 4개의 볼넷이 모두 득점과 연관되는 상황이었다. 볼넷이 많이 나오자 이닝 역시 길게 버틸 수 없다. 에이스의 최고 덕목인 이닝 소화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에이스의 자격이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하지만 듀브론트에 대한 확신은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 성공을 자신했던 이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구위, 흩날리는 제구, 멘탈 불안 등 결점들이 많았다. 현 상황에서는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듀브론트는 롯데가 기대했던 바와는 정 반대의 투구 내용을 연일 선보이고 있다.
개막전 선발 투수를 맡겼던 만큼 에이스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기존 브룩스 레일리와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현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구단은 과거의 커리어에 기대는 눈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듀브론트의 투구는 한국 타자들을 쉽게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 하고 있다. 커리어가 아닌 현재의 모습으로 듀브론트는 분명 에이스의 자격에는 낙제점 수준이다. 조원우 감독, 그리고 구단도 고민이 깊어질 둣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