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최충연 급성장’ 고전하는 삼성의 위안거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07 07: 31

삼성은 시즌 첫 11경기를 4승7패로 시작했다. 대진운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지난해 준우승팀인 두산을 시작으로 우승팀 KIA, 박병호가 돌아온 넥센, 그리고 올해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NC를 차례로 만났다.
험난한 일정 속에서 타격이 예상보다 터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 그러나 긍정적인 조짐도 있다. 지난해에 비하면 마운드가 잘 버티고 있다. 사실 100% 상태는 아니다. 우규민 장원삼이라는 베테랑 선수들이 아직 1군 전력 바깥에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페이스가 아주 좋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신예들이 힘을 내며 버티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양창섭(19)과 최충연(21)의 우완 듀오다.
팀 성적에 머리가 아픈 김한수 삼성 감독이지만 두 선수에 대한 질문에는 환한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대견할 수밖에 없다. 올해 팀의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양창섭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2016년 1차 지명자인 최충연은 중간에서 핵심적인 몫을 하고 있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제 두 선수가 없는 삼성 마운드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양창섭은 신데렐라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기회를 얻었다. 그 기회를 잘 잡았다는 점에서 역시 스타 기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등판이었던 3월 28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역대 6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무실점 승리는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에 이어 두 번째다.
4월 4일 마산 NC전에서도 비록 패전을 안았으나 5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펼쳤다.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64의 호투다. 김한수 감독은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진 능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젊은 투수답게 대담하게 던지길 바랄 뿐이다.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투수에게 다 힘겨운 상대인데 잘 해주고 있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충연도 지난 2년에 비하면 훨씬 나은 출발이다. 삼성 마운드의 미래라는 기대를 받았으나 지난 2년은 혹독한 적응기를 보낸 기억이 있다. 2년간 총 45경기(선발 9경기)에 나갔으나 평균자책점 8.05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첫 6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아직 실점이 없다. 피안타는 단 4개고,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딱 하나였다. 지난해 기록(탈삼진 74개, 사사구 57개)와 비교하면 확연한 성장이 눈에 들어온다.
김한수 감독도 “볼의 각이 좋다. 그 각에서 포크볼이 들어오니 타자가 속을 만한 위치에서 떨어지더라. 좋은 공을 던지고 있고, 그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선수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고 반겼다. 김 감독은 "충연이가 좋아졌고, 장필준도 예전 구위로 두 경기를 던졌다. 심창민도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면서 불펜의 축으로 세 선수를 손꼽았다.  
물론 김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칭찬이 조심스럽다. 최충연에 대한 칭찬을 이어나가던 김 감독은 갑자기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웃었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다 지나친 기대감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가 있어서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삼성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밝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두 선수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를 지켜보는 것도 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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