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롯데가 잘해야 하는데" 류중일 감독의 희망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07 09: 01

상대방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 않다.  
류중일 감독은 LG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LG와 롯데가 잘해야 한다. 팬층이 두터운 두 팀의 성적이 좋아야 프로야구 전체가 잘 되고 발전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에 있으면서 계속 생각했던 바다. 
지난 주말 KIA전을 치르면서 류중일 감독은 롯데의 연패 이야기가 나오자 "LG와 롯데가 잘해야 하는데...지금 남 걱정 할 때가 아니긴 하지만"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롯데가 개막 7연패를 당했는데 LG도 2승5패로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우리랑 만나는데, 그때쯤 롯데가 살아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반 염려반 이었다.

6일 사직구장에서 LG는 롯데와 시즌 첫 대결을 가졌다. 안타깝게도 LG는 두산에 2연패를 당하며 순위표는 9위였다. 롯데는 7연패를 끊었지만 다시 한화에 2연패하며 1승9패. 여전히 최하위였다. 팬심이 두텁기로는 1~2위를 다투는 두 팀이 '단두대 매치'로 만났다. LG나 롯데나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만났다. 
류중일 신임 감독과 FA 김현수를 영입한 LG는 아직 타선의 짜임새가 부족하다. 조금씩 류중일표 야구가 스며들면서 변해가고 있는 과정이다. 롯데는 FA 강민호를 놓쳐 포수 공백은 생겼지만, FA 민병헌과 채태인을 영입했다. 지난해 3위를 차지한 전력에서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개막하자마자 이상하리만큼 총체적인 난국이다. 
첫 대결, 배수진의 각오로 나선 두 팀의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됐지만 LG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LG는 홈런 5방을 앞세워 14-6으로 승리했다. 3회 8-1 리드, 6회까지 11-3으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졌다.
더불어 LG는 이날 각종 기록을 세우며 기세가 살아났다. 베테랑 박용택이 KBO리그 역대 3번째 3300루타 이정표를 넘어섰다.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데뷔승을 거뒀고,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처음으로 1경기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롯데는 0-2로 뒤진 1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민병헌의 땅볼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3루-2루-1루로 이어지는 '삼중살'(역대 70번째)의 희생양이 됐다. 출발부터 꼬였다. 경기 후반에는 한동희가 왼쪽 손목에 공을 맞아 타박상을 당하는 악재도 있었다. 
7일 열리는 두 번째 경기. 롯데는 지난해 부상으로 쉰 2년차 윤성빈, LG는 차우찬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 이름값에선 롯데가 밀린다. 차우찬은 KIA 상대로 한 경기 던져 5이닝 4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윤성빈은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SK전 5이닝 2실점, NC전 5이닝 3실점으로 씩씩하게 잘 던졌다.
야구는 매일 열리는 경기. 전날 대패하고서도 다음 날 반대로 대승을 거두기도 한다. 예상 전력대로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진 않는다. 'LG와 롯데가 잘 해야 한다'는 류 감독의 바람은 아래에서 서로 만난 상황에선 얄궂은 희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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