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이후 첫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의 주역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과 팀의 주전 세터 한선수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를 앞서 시구·시타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같은 인천을 연고로 쓰는 SK와 대한항공의 협력 속에 성사됐다. SK가 먼저 시구·시타 행사 초대장을 보냈고, 대한항공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날 우승의 두 주역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 전 시구·시타 행사를 준비하는 박 감독과 한선수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빛나는 한선수는 이날 시구를 맡았다. 실내 연습장에서 공을 만진 한선수는 “생각보다 거리가 조금 멀다”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코트 내에서 부지런히 공을 배급해야 하는 한선수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세터에게도 배구공보다 훨씬 더 작은 야구공을 정확히 존에 넣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2~3번 공을 던지자 역시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시타를 맡은 박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박 감독은 “야구장에 온 것 자체가 처음이다. 어렸을 때도 야구부와 특별히 연을 맺은 것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한선수의 시구 연습을 매의 눈으로 살피던 박 감독은 “헛스윙을 하셔도 된다”는 구단 직원의 말에도 “홈런을 치겠다”고 공언하며 스윙 연습에 열을 올렸다.
관중들의 큰 함성 속에 경기장에 입장한 박 감독과 한선수는 성공적으로 시구·시타 행사를 마무리했다. 몸쪽 낮은 코스로 파고드는 한선수의 강속구에 박기원 감독은 공약을 이루지 못하고 헛스윙하고 물러났다. 한선수는 “SK 와이번스가 승리하기를 기대하겠다”며 응원했다. 박 감독도 “SK 와이번스가 꽃길만 걸으시길 간절히 바라겠다”고 말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