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 기회를 눈앞에 두고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벤치는 데뷔 첫 승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마운드 위의 투수를 끝까지 믿었다. 결국 스스로 위기를 위력적인 탈삼진쇼로 마무리 지으며 극복해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성빈(19)은 데뷔 첫 승을 스스로 일궜다.
롯데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2로 승리를 거두며 3연패를 탈출했다. 시즌 2승10패가 됐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데뷔 3번째 선발 등판 기회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일궈낸 윤성빈이었다. 윤성빈은 이날 5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며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날 윤성빈은 최고 149km의 빠른공(58개)을 위주로 LG 타자들과 승부를 펼쳤다. 슬라이더는 28개를 구사했고, 포크볼도 18개를 구사하면서 상대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특히 빠른공과 슬라이더 패턴에 포크볼까지 이날은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각각 7개씩의 포크볼만 구사했지만 이날은 18개의 포크볼로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23타자 중 16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가졌다.
1회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해냈고 2회에도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넘겼다. 3회부터가 고비였다. 아직 선발 투수로 경험이 일천하고 올해가 데뷔시즌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윤성빈이 등판 중반으로 향하며 맞이하는 위기는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결국 3회 김현수에게 솔로포를 얻어맞고 실점했다. 이어진 4회에서도 2사 2루에서 양석환에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연달아 실점했다. 타선이 4회말까지 6점을 지원해주면서 윤성빈에게 승리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여전히 4점 차. 전날(6일) 경기 LG 타선의 타격감을 생각하면 4점도 쉽게 뒤집힐 수 있는 점수 차였다. 또한 윤성빈의 구위 역시 떨어지고 있었다. 3회부터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떨어졌고 5회에는 최고 구속이 143km, 최저 구속이 136km에 그쳤다. 징조가 좋지 않았다. 결국 5회초 선두타자 안익훈에 볼넷, 김현수에 중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승리 투수를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윤성빈의 데뷔 첫 승도 중요했지만 일단 팀 입장에서는 점수 차를 지키는 것이 더 절박했다. 구위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투수 교체도 생각할 수 있었다. 타선 역시 박용택-가르시아-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었다. 하지만 벤치는 윤성빈에게 남은 5회를 맡기기로 결정한 듯 보였다.
그리고 윤성빈은 이 믿음에 보답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데뷔 첫 승의 발판을 만드는 완벽한 위기 탈출 쇼타임을 선보였다. 무사 1,2루에서 첫 타자 박용택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며 어렵게 풀어갔지만 결국 한 가운데 높은 140km 빠른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가르시아와의 승부, 윤성빈은 가르시아를 상대로 3개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배트를 이끌어냈다. 3개 연속 바깥쪽 슬라이더를 떨어뜨리면서 3구 삼진을 만들어내 2아웃으로 상황을 돌변시켰다. 투구 수는 100개에 육박하고 있었다.
마지막 고비였다. 2사 1,2루에서 채은성과의 승부, 초구 131km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윤성빈, 이후 볼 2개, 헛스윙과 파울이 오가며 2B2S 상황에서 6구 째를 맞이했다. 윤성빈은 다시 한 번 위닝샷으로 슬라이더를 택했다. 130km 슬라이더를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면서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탈삼진 행진을 벌이면서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윤성빈은 자신 있게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5회 위기를 탈출 시킨 윤성빈의 3탈삼진은 결국 이날 분수령이기도 했다. 3회와 4회 연속으로 점수를 냈던 LG 타선의 분위기를 가라앉히게 했고 추격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롯데 타선은 5회말 1점을 더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를 냈다.
이날 윤성빈의 승리는 올 시즌 롯데의 첫 선발승이기도 했다. 그리고 윤성빈의 데뷔 첫 승이었다. 윤성빈은 자칫 물 건너 갈 수 있던 첫 승 기회에서 스스로 위기를 해결하며 데뷔 첫 승을 만들어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