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 새롭게 선을 보인 외국인 타자들의 출발이 조금은 엇갈렸다. 제러드 호잉(29·한화)과 아도니스 가르시아(33·LG)는 일단 합격점이다. 반면 지미 파레디스(30·두산)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호잉과 가르시아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이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가르시아는 0.91로 전체 야수 중 4위에 올라있고, 호잉은 0.83으로 야수 7위다. LG와 한화가 고심 끝에 선택한 선수들인데 지금 성적은 당초 기대치를 웃돈다.
가르시아는 LG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지적된 우려를 깨끗하게 지웠다. 12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4할2푼9리, OPS(출루율+장타율)는 1.127에 이른다. 초반 레이스에서 홈런이 부족하기는 했으나 “곧 나올 것”이라는 류중일 감독의 예언이 적중했다. 3일 두산전에서 마수걸이포를 신고한 뒤 6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2개의 홈런을 쳤다. 14타점도 훌륭한 수치다.

호잉은 타격은 물론 역동성과 에너지까지 돋보인다. 시범경기까지도 약점이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시즌에 들어가니 펄펄 난다. 10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 3홈런, 7타점, 4도루의 전방위적 활약이다. 15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절반에 가까운 7개에 이를 정도로 펀치력까지 겸비했다. OPS는 1.316으로 당당히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르시아와 호잉을 지켜본 구단이 LG와 한화 뿐만은 아니었다. 관찰 리스트에 이들을 올려둔 다른 팀도 있었다. 다만 가르시아는 내구성에서 의구심을 샀다. 기량이 떨어질 나이라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호잉은 많은 스카우트들로부터 “파워가 있고, 발이 빠르며 수비도 괜찮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컨택 능력이 미지수”라는 이유 때문에 최종 후보까지는 가지 못한 케이스다. 하지만 한화는 다른 구단이 보지 못한 뭔가를 봤다고 풀이할 수 있다.
반면 파레디스는 아직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11경기에서 타율 1할9푼4리, 1홈런, 1타점에 머물고 있다. OPS는 0.598이다. 기본적으로 타격 정확도에서 문제가 있다. 향후 예상 지표로 삼을 수 있는 볼넷/삼진 비율도 많이 떨어진다. 2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9번이나 삼진을 당했다. 이 수치는 파레디스 영입 당시부터 논란이었다. 아직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수비도 그렇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두산은 닉 에반스의 사례를 기억한다. 에반스도 시즌 초반에는 크게 고전했다. 첫 10경기 타율은 2할1푼6리에 불과했다. 수비 활용폭은 오히려 파레디스보다 더 좁았다. 퇴출설이 심심찮게 돌았다. 하지만 KBO 리그에 적응한 뒤 성적이 계속 올랐다. 그렇게 지난 2년간 256경기에서 타율 3할1리, 51홈런, 171타점을 기록했다. 파레디스도 초반 성적만 놓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두산 야수진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점도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