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주기에는 여전히 약점히 확실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확실한 강점도 보여주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의 키버스 샘슨(27)의 이야기다.
샘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총액 7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금액에서 알 수 있든 '대형 선수'가 아닌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육성형 외국인 선수'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들어갈 당시 한용덕 감독은 샘슨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느팀 1선발과 붙어서 손색없는 공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 한용덕 감독의 평가였다. 시범경기 한 경기에서 샘슨은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더욱 큰 기대를 안겼다. '가격 대비 성능'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탄생하는 듯 했다.

정규시즌에 들어가자 샘슨은 확실한 약점을 보였다. 주자가 없을 때에는 안정적인 피칭을 거듭했지만, 출루 이후에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렸다. 공의 위력도 썩 좋지 않았다. 한용덕 감독도 "주자가 나갔을 때 흔들린다. 코치를 통해서 주자가 나갔을 때도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해 자신있게 공을 던지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용덕 감독은 밸런스에서 원인을 찾았다. 한 감독은 "와인드업 자세로 공을 던지게 되면 100%로 자신의 공을 던지는데, 슬라이드 스탭에서는 아무래도 힘을 다 실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며 "그 부분만 좋아지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첫 두 차례의 등판에서는 4이닝 6실점(5자책), 4⅔이닝 8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던 샘슨은 7일 등판에서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내용은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려했던 출루 허용 이후의 모습이 불안했다. 1-0으로 앞선 2회 2사 1루 상화에서 4타자 연속으로 볼넷을 연속으로 4개나 내주면서 승부를 못봤다. 밀어내기로만 2실점을 하며 어렵게 따낸 선취점이 빛이 바랬다.
그러나 출루 허용 전 샘슨은 강력했다. 이날 샘슨이 잡은 삼진은 총 7개.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도 섞었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이날 샘슨은 어쨌든 5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가 120개나 됐지만, 지난 피칭보다는 확실히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