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만 터지면 이기는 경기,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다”라던 김한수 삼성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마운드의 안정 속에 타선이 집중력을 과시한 삼성이 지난해 4월의 악몽을 지워가고 있다.
삼성은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팀 아델만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묶어 12-4로 크게 이겼다. 아델만이 1회 2실점하기는 했으나 이후 SK 타선을 잘 막아서며 힘을 냈고, 타선은 이날 6타점을 쓸어 담은 러프를 중심으로 집중력을 과시하며 대승을 거뒀다.
사실 마운드는 지난해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삼성이다. 선발투수들이 크게 무너지는 경기 없이 꾸준히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고 새로운 피들이 가세한 불펜 또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7일까지 팀 타율은 2할6푼으로 리그 평균(.278)에 많이 못 미친 리그 9위였다. 여기에 타선 구성상 장타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웠다.

전날(7일)도 몇 차례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리지 못하며 12이닝 동안 3득점에 그쳤다. 김한수 감독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하지만 8일은 달랐다. 소총과 대포가 적절히 조화되며 SK 마운드를 두들긴 끝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절대적인 안타 개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9이닝 동안 10개였다. 하지만 집중력이 좋았다. 끈질긴 카운트 싸움 끝에 볼넷도 7개를 골라냈다. 삼성은 0-2로 뒤진 2회 2사 1,2루에서 김상수의 좌월 3점포가 터지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3회에는 이원석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곧바로 러프가 2점 홈런을 터뜨려 뒤를 받쳤다. 중요할 때마다 대포가 적시에 나왔다.
6-2로 앞선 4회는 상대 실책까지 등에 업고 인상적인 집중력을 선보였다. 김헌곤이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에서 강한울의 3루 땅볼 때 최정의 실책이 나왔다. 여기서 이원석이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러프가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후에도 박찬도의 밀어내기 볼넷, 최영진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보태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했다. 상대의 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맹수의 모습이 오래간만에 나타났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5승8패를 기록했다. 사실 초반 대진운이 썩 좋지 않은 올해였다. 올해 5강의 유력한 후보로 뽑히는 KIA, 두산, NC, 넥센, SK를 모두 만났다. 그럼에도 매 시리즈마다 적어도 1승씩은 거두며 지난해 4월보다는 훨씬 나은 성적을 내고 버텼다.
삼성은 지난해 최악의 4월을 보냈다. 삼성은 지난해 4월까지 26경기에서 4승20패2무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사실상 시즌을 4월에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에 비해 13경기 만에 지난해 승수를 추월한 올해는 출발이 좋은 셈이다. 비록 5할 승률에는 못 미치지만 시즌 전 예상만큼 삼성이 전력이 약하지 않음을 보여주기는 충분했다. 이제는 장점을 지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일이 남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