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송은범(33)이 달라졌다. 올해는 진짜로 달라졌다.
지난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4년 총액 34억원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송은범은 실패한 FA 사례로 꼽혔다. 계약 첫 3년간 76경기에서 4승24패2홀드5세이브 평균자책점 6.62에 그친 것이다. 이 기간 팀 내 최다 47차례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는 매번 실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9일 현재 시즌 6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중이다. 11⅓이닝을 던지며 1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투구 내용도 안정돼 있다. 지난 3년간 4승에 그쳤던 투수가 개막 보름여 만에 2승을 올리며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8일 수원 KT전도 8~9회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을 다졌다.

가장 큰 변화는 내야 땅볼 유도. 한화 한용덕 감독은 "땅볼 유도가 많아졌다. 볼 끝에 무브먼트가 있다 보니 타자들의 배트 밑동을 맞힌다"며 "전에는 제구가 높게 형성됐는데 지금은 로케이션 자체가 낮아졌다. 바깥쪽만 던지다가 지금은 몸쪽까지 넓게 쓰고 있다"고 변화된 부분을 설명했다.
기록으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올 시즌 송은범은 땅볼 아웃이 23개로 뜬공 아웃(5개)에 비해서 월등하게 많다. 땅볼/뜬공 비율이 4.60으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41명 중에서 독보적인 1위다. 이 부문 2위 SK 김광현(3.33)과도 꽤 큰 차이가 난다. 거의 대부분을 아웃을 내야 땅볼로 잡아낸다.
지난 3년간 땅볼(284개)/뜬공(216개) 비율이 1.31이었는데 올해는 두 배 이상 뛰었다. 그 비결이 바로 투심 패스트볼. 올해 송은범은 포심 패스트볼을 버렸다.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할 때부터 퓨처스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투심을 연마했다. 1군에 올라온 뒤 송진우 투수코치도 투심만 던질 걸 주문했다.
그 결과 전체 구종의 75.3%를 투심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송은범 특유의 깨끗한 공은 사라졌다. 여기에 빠른 키킹 동작과 몸통을 조금 더 꼬아서 던지는 식으로 폼에도 작은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송은범의 일정한 투구폼에 익숙해져있던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전과는 확실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몇 년간 송은범이 일시적으로 잘 던진 때가 있었기에 지금 활약에 섣부른 평가를 할 순 없다. 하지만 한화 내부는 정말로 달라졌다고 믿고 있다. 한 관계자는 "송은범의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전처럼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고, 절박함을 갖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 달라진 송은범이 올해는 정말 명예회복에 성공할까. 지금 페이스라면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