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메이저리그 노히터 게임.
지난해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 입단이 확정된 후 오타니 쇼헤이(24)의 야구인생 설계가 화제로 떠올랐다. 고교 재학 시절인 18세부터 42세까지 해마다 야구선수로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오타니표 인생 설계는 2016년 일본 방송을 통해 첫 공개됐고, 메이저리그 진출 후 'MLB.com'에서도 소개됐다.
계획표에 따르면 오타니는 18세에 메이저리그 입단 목표를 세운 뒤 19세 영어 통탈, 마이너리그 입단, 20세 메이저리그 승격과 연봉 1300만 달러를 목표를 세웠다. 고교 졸업 후 미국 진출 대신 일본 잔류를 택하며 계획대로는 가지 않았지만, 만 24세인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목표 실현 기회가 왔다.

오타니의 24세 인생 설계는 메이저리그 노히트 게임 달성, 25승 달성이다. 9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상대로 한 홈경기 투수 데뷔전에서 오타니의 계획이 이뤄질 뻔 했다.
이날 오타니는 7회 1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그 사이 11개 삼진을 뺏어낼 만큼 압도적인 투구였다. 최고 99.6마일, 약 160km의 강속구에 낙차 큰 스플리터로 오클랜드 타자들을 압도했다.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마이클 세미엔의 좌익수 앞 안타가 퍼펙트를 깼다.

오타니는 경기 후 "5회 정도 노히터를 생각하긴 했지만 퍼펙트인 줄은 몰랐다"며 "퍼펙트는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 안타가 나올지 기다리고 있었다. 팀이 어제(8일) 경기에서 졌고, 어떻게든 이기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개인 기록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퍼펙트 게임보다 노히터 게임을 조금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아직 투수로 2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오타니의 기세라면 노히터 게임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맥스 슈어져(워싱턴·23개)를 넘어 시즌 최다 25개의 스윙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경기에서 던진 58개 스플리터 중 26개나 헛스윙을 유도했다. 스윙 스트라이크 비율은 26.4%로 리그 전체 1위이며 지난해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15.6%)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정도 구위와 결정구라면 도전 가능하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선 역대 통산 296번의 노히터 게임이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6월4일 마이애미 말린스 에딘슨 볼퀘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노모 히데오가 LA 다저스 시절인 1996년 9월17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2001년 4월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두 번 기록했다. 이어 이와쿠마 히사시가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2015년 8월13일 볼티모어전에서 기록을 쓴 바 있다. 역대 3번밖에 없었다.
거짓말 같은 투타겸업 활약을 하고 있는 오타니가 인생 설계대로 24세 시즌인 올해 노히터 게임을 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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