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은 유독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가 제주도에서 촬영이 진행된 만큼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네 배우들은 촬영 이외에도 함께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드라이브를 하면서 친목을 다졌다. 이 같은 네 사람의 즐거운 분위기는 고스란히 작품에도 묻어나온다.
이성민은 최근 서울 팔판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배우들과 실제 가족 같은 느낌이 있다는 말에 “지효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친구가 있으니까 현장이 편해진 것 같다”며 송지효에게 공을 돌렸다.

“지효가 고모 이모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을 가족으로 비교하면 제가 제일 큰 오빠고 둘째가 신하균인데 신하균은 새침하고 우등생인 느낌이고 그 밑이 송지효인데 그 위의 연년생 오빠가 있는데 그게 감독님이다. 감독님은 시니컬하고 그런 성격인데 둘이 라이벌이다. 지효는 맨날 집에서 밥하고 오빠들 챙기고 하는 가장 느낌. 이엘은 막내 동생으로 예쁘게 다니고.”
“저희 고모들이 피난 내려갈 때 그랬다고 하더라. 지효 보면 우리 고모 생각이 나서 맛있는 거 먹자고 한다. 지효는 온갖 스태프 경조사 그런 것을 다 챙긴다. 밥 안 먹은 애 있으면 먹으라고 하고. 옛날 스태프 결혼식 간다고 제주도에서 선캡 쓰고 혼자 갔다 오더라. 사실 실질적 대장은 송지효 같다. 저는 모양이 대장이고.”
이번 영화에서 형님과 매제 사이로 만난 이성민과 신하균은 벌써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것. 영화 ‘카페 느와르’를 시작으로 KBS2 ‘브레인’과 영화 ‘빅매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번엔 성격, 행동 어는 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는 상반된 매력을 발산하며 웃음을 책임진다.
앞선 인터뷰에서 신하균이 이성민과 이제야 친해졌다고 말한 것에 대해 그는 “하균이는 말을 시켜줘야 하는 스타일이고 저는 어색하면 말을 안 하는 스타일이어서 말을 잘 안했는데 이번에는 섬에 같이 붙어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졌다”며 “유쾌한 친구고 밝은 친구다. 저는 굉장히 외로워하는 친구인줄 알았는데 저보다 사교성이 더 좋더라. 깜짝 놀랐다. 저 보다 다섯 배는 사회성이 좋은 것 같더라. 곳곳에 친구들이 있더라”고 웃으며 말햇다.

현장에서의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그는 그 이유에 대해 “50대가 되었고.(웃음) 영화를 하면서 비중이 커지고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지면서 바뀐 것 같다. 제가 낯을 가리지 친해지면 계속 수다를 떠는 스타일이다. 그런 지점이 저를 변화시키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이런 자리도 어색하고 그랬는데 익숙해진 것도 있고 영화가 잘 돼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도 있다. 그건 ‘보안관’ 때 장난 아니었다. ‘로봇소리’ 때만 해도 잘 몰랐는데 ‘로봇 소리’ 때 겪고 나니까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현장에서도 오지랖 넓게 다닌다”고 밝혔다.
“저는 원래 먼저 말을 안 걸면 끝날 때까지 말을 안 하는 스타일이었다. 먼저 말을 잘 못 걸었다. 그래서 하균이와 친해지는데 오래 걸린 것 같다. 걔는 말을 걸어줘야 한다. 결정적인 건 제가 술을 잘 먹었으면 하균이와 더 빨리 친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평소 후배를 잘 챙기기로 유명한 이성민은 “제가 워낙에 낯을 가리고 그런 성격이라서 현장이 빨리 친해지고 편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못 해왔기 때문에 저는 그런 것을 잘 못하는 성격이어서 늦은 편이었다. 같이 참여하는 배우들이 현장에 와서 편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힘들 거라면 즐겁게 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딱히 많이 챙겨주지는 않는다. 편하게 있으라고 한다. 현장에서 일할 때 롤이 크고 작음이 있지 사람이 크고 작음이 있지는 않다. 그런데 롤이 작으면 왠지 모르게 서열 상으로 밑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으니까 그러지 않게 하려고 한다. 이왕이면 즐겁게 있자 주의”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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