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32·두산)의 태극마크 꿈은 이번에는 실현될까.
선동렬 감독을 비롯해 한국 야구 대표팀 코치진은 9일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예비 명단 선발 회의를 갖고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3월 말 2018시즌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실시한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 대표선수에게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를 추천받는 시간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이 있는 만큼 대부분의 구단에서는 군미필 선수들의 추천이 이어졌다.

두산 대표선수로 마이크를 잡은 오재원은 이영하, 함덕주 등 젊은 선수를 이야기하다가 '군필 선수' 한 명을 함께 이야기했다. 오재원은 "유희관 선수가 너무 하고 싶어 한다. 항상 노래를 부른다"라며 깜짝 폭로를 했다. 함께 있던 유희관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내가 나가면 시청률은 많이 오를 것 같다. 열심히 해서 한 번쯤은 나가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유희관은 지난 5년간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단순히 승리 뿐 아니라 2013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장원준(두산)과 더불어 '꾸준함의 대명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유희관은 유독 태극 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유희관은 빠른 공보다는 최고 구속이 130km대의 느린 직구와 더불어 날카로운 변화구, 스트라이크 곳곳을 찌르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과 승부해 왔다. KBO리그에서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지만, 느린 구속 탓에 구위에 대한 물음표를 항상 달고 다녔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 유희관을 볼 수 없었던 이유다.
올 시즌 역시 3월 28일 첫 경기(롯데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4월 3일 LG전에서는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홈런 한 방이 실점이 됐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일단 예비엔트리 109명에 유희관을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선동렬 감독은 "최종 엔트리는 최고의 선수로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남은 기간 얼마나 자신의 강점을 증명하는 지에 달렸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