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와 스플리터, 그리고 제구력.
이도류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는 괴물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가 지난 9일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을 따냈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말 그대로 헛스윙하기 바빴다.
그만큼 볼을 맞히기 힘들었다. 공략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에인절스 동료들은 고속 스플리터와 강속구의 배합이라고 꼽았다. 여기에 볼을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제구력도 출중하다는 점도 들었다. 삼박자를 완벽하게 갖추었다는 평가이다.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최고 145km까지 나온다. 타자들에게는 직구처럼 보인다. 빠르게 들어오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갑자기 가라앉으며 사라진다. 미국 언론들은 "악마의 스플리터를 던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공략이 어렵다.
18개의 삼진 가운데 스플리터로 13개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경기에서 상대타자들은 오타니의 스플리터에 37번 스윙했지만 26번 헛돌렸다. 헛스윙률 70.3%는 최소 20스윙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메이저리그 단일 구종으로 최고 기록이다.
동료 2루수 잭 코자트는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뚝 떨어진다. 대부분 스트라이크로 생각하지만 항상 다르다. 직구처럼 보이는 점이 타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직구의 힘은 더욱 대단하다. 오타니의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161km짜리이다. 평균 구속 97.1마일(약 156km)은 메이저리그 전체 3위다. 오타니의 볼을 직접 받는 포수 마틴 말도나도는 강속구와 제구에 높은 평점을 주었다.
말도나도는 "오타니에게 만일 강속구가 없었다면 타자들은 스플리터에 헛스윙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속구를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능력에 타자들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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