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슬러'가 개봉도 전에 홍보와 관련된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레슬러'는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SNS 홍보 문구로 예비 관객들의 도마에 올랐다.
앞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주연을 맡은 유해진, 김민재, 이성경, 나문희, 성동일, 진경, 황우슬혜 등의 모습이 담긴 영화 속 스틸 이미지를 SNS에 게재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이성경의 사진 설명이었다. 체육복을 입고 있는 이성경의 사진 아래에는 '체육관에서_타이트한 의상 입은_A씨 유출사진_모음.zip'이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분명히 홍보를 위한 유머로 사용된 문구였을 것이다. 그러나 '유출사진 모임'이라는 표현이 일명 '몰카'라 불리는 범죄 행위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는 비판과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영화계는 들불처럼 번진 미투 폭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많은 이들이 영화계의 병폐였던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등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용감하게 미투 폭로에 나섰다.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들이 고개를 숙이며 뼈아픈 반성에 나섰고, 영화계 역시 반성으로 자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몰카 범죄'를 연상케하는 문구로 영화를 홍보하고 나선 것은 분명히 문제다.
논란이 커지자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문제가 된 해당 문구를 즉시 삭제하고 '평화로운 귀보씨 유해진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어진다!'는 평범한 문구로 수정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연이어 사과에 나섰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를 통해 "기존에 작성한 문구는 절대 '몰카'를 연상시키는 악의적인 용도로 작성한 문구는 아니며 유해진 씨가 맡은 귀보라는 캐릭터가 전직 레슬러 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레슬링복을 조금 더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작성했던 문구인데,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이어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께는 개별 DM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렸으며 댓글을 남겨주지 않으신 분들 중에서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편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씨(유해진 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mari@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