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특보'에도 SK-LG전 강행, 정말 괜찮았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11 06: 15

10일 SK-LG전이 열린 잠실구장. 강풍이 그라운드에 휘몰았다. 
경기 전에 이미 서울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있었고, 밤 9시무렵에는 비 예보까지 있었다. 경기 도중에는 '강풍 특보'까지 내려졌다. 5회부터 비가 내렸고, 경기 끝까지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럼에도 경기는 정상대로 진행됐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최악의 날씨 상황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경기 전 오후 5시 무렵, 힐만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 타자들이 티 배팅을 할 때 공을 막아주는 그물망이 강한 바람에 쓰러져 깜짝 놀라기도 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오후 7시 무렵, 잠실구장 외야 상단 벽에 붙여져 있던 대형 현수막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하늘 높이 떠올랐고, 야구장 밖으로 날아갔다. 이후 LG측은 외야 벽에 붙은 현수막을 모두 떼어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KBO리그 타이틀스폰서 신한은행의 현수막은 고정식이라 유일하게 남아 있었다)
3회말 경기 도중에는 백스크린 쪽에서 커다란 판자가 외야 그라운드로 날아 들어왔다. 경기운영요원이 혼자서 들지 못할 정도로 컸다. 땅에 질질 끌면서 수거했다. 때마침 SK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된 상황이어서 다행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충청·전라·제주 등 해안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강풍주의보는 육상에서 풍속 14m/s 이상 또는 순간 풍속 20m/s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된다.
이날 오후 5시 무렵 서울 강서구에서는 교회 철탑이 강풍에 쓰러져 길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고,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는 정박해 있던 선상 웨딩홀이 바람에 휩쓸려 한강으로 떠내려가기도 했다.  
오후 7시 10분에는 강풍 특보가 서울을 포함한 일부 내륙과 서해안, 동해안에 발효 됐다. 서울 지역에서는 구로(20.7m/s)에서 가장 강하게 불었다. 
KBO리그 규정 제27조는 황사경보 발령 및 강풍, 폭염시 경기취소 여부를 명시했다. '3항 가. 강풍 1) 주의보: 풍속 14m/s 이상, 순간 풍속 20m/s 이상이 예상될 때, 2) 경보: 풍속 21m/s 이상, 순간 풍속 26m/s 이상이 예상될 때'로 적혀 있다.
이어 '경기개시 예정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하여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KBO가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했더라면 아쉬움이 남는다. 
5회 SK 공격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준비해 온 관중들은 우산을 폈으나 바람에 뒤집히기도 했다. 일부 관중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지붕이 있는 내야석 꼭대기로 이동했다. 
경기 후 힐만 SK 감독은 "이런 날씨에는 투수들이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 선발 박종훈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됐다. 초반에 강풍에 너무 신경쓰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SK-LG전 기록지에는 풍속이 7.2m/s로 기록됐다. 지난 3일 KT-넥센전이 열린 고척돔 경기에 풍속 3.3m/s로 기록됐다. 이날 기록지의 풍속은 서울과 잠실구장에 휘몰아친 강풍과는 다른 수치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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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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