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P 0.54’ 강해진 서진용, SK 구상 틀리지 않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1 07: 10

서진용(26·SK)은 지난 시즌을 팀의 개막 마무리로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제구가 흔들렸고, 흔들린 제구는 곧장 실패로 연결됐다. 결국 2군행을 겪는 등 오락가락한 한 해를 보냈다.
서진용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잡지 못했다”고 자신을 자책했다.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악물었다. 시즌 준비 방법을 원점에서 고려하는 등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 전지훈련부터 시즌 초반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는 저절로 따라온다. SK가 왜 이 투수를 차기 클로저로 점찍었는지, 스스로 증명 중이다.
서진용은 10일 잠실 LG전에서 4-0으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4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6회에는 박용택 가르시아 채은성이라는 상대 클린업을 상대로 3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추격 의지를 확실하게 꺾었다. 최고 150㎞의 빠른 공에 포크볼과 커터성 슬라이더를 고루 섞었다. 공에 힘이 있는데다 제구도 잘 됐다.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이 나왔다. 오버페이스를 자제한 서진용은 시즌 초반 구속이 140㎞대 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중심이동이 좋아지면서 공에 힘이 실렸다. 특유의 긴 익스텐션 때문에 체감속도는 더 좋았다. 이처럼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서진용은 이날 140㎞대 후반의 공을 씽씽 던지며 LG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여기에 낙폭이 오락가락했던 포크볼이 기가 막히게 떨어졌다.
시즌 출발은 좋다. 7경기에서 1승2홀드 평균자책점 3.86이다. 평균자책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을 수 있으나 7경기 중 딱 1경기(3월 29일 KT전 1이닝 4실점) 난조였다. 그 외 6경기에서는 8⅓이닝 동안 피안타가 단 1개다. 시즌 전체 세부 성적도 좋다. 7경기에서 피안타율은 1할5푼6리에 불과하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54다. 한 이닝에 한 명의 주자도 허용하지 않는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이런 서진용의 성적은 리그 전체를 따져도 특급이다. WHIP는 9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단연 리그 1위다. 피안타율은 선발 자원인 세스 후랭코프(두산·0.153)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인상적인 것은 투수의 순수 능력을 대변하는 탈삼진/볼넷이다. 서진용은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손혁 코치가 강조하는 공격적 승부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투수다.
지난해부터 실전에서 쓰기 시작한 슬라이더가 잘 먹히고 있다. 꼭 헛스윙 유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파울이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심장도 강해졌다.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마무리 기회가 다시 오면 이번에는 꼭 잡겠다는 강한 의지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서진용의 등판 시점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단계를 밟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SK 클로저의 진짜 출발은 2018년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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