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커피 한 잔] 임수정 "활동 18년간 드라마 3편, 일부러 기피한 건 아냐"(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4.11 15: 01

배우 임수정은 기자들을 향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듯 반갑게 인사하며 입장했다. 이날 작품 얘기부터 결혼에 대한 생각까지 가감없이 전하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자주 만나고 싶은 ‘예쁜 언니’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터다.
임수정은 11일 오후 서울 명동 CGV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공동 인터뷰에서 “'당신의 부탁'은 지난해 여름에 부산에서 한 달 동안 촬영을 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즐겁게 해서 그런지 빨리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작품이 마음에 든다는 그는 “완성본을 보니 작년에 부산에서 본 버전과는 조금 다르더라. 10분이 압축됐는데 저를 비롯한 제작진은 편집된 버전을 더 좋아한다. 모처럼 만족스러운 영화가 나온 거 같아 기쁘다”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도를 드러냈다.

전형적인 젊은 엄마의 진부함을 깨부순 임수정의 연기가 깊이 있고 자연스럽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드라마보다 영화에서 좀 더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다.
314만 6217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국내 공포영화 1위 기록을 세운 ‘장화, 홍련’부터 로맨스 ‘...ing’(2003), ‘각설탕’(2006),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전우치’(2009), ‘김종욱 찾기’(2010),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은밀한 유혹’(2014), ‘더 테이블’(2017)까지 캐릭터의 완성도는 물론 티켓 파워까지 겸비한 몇 안 되는 배우로서 남녀의 고른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임수정은 “사실 배우들은 (영화를)보면서 아쉬워할 때가 많다. 저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좋은 상태”라고 다시 한 번 ‘당신의 부탁’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임수정은 그러면서 “사실 제 필모그래피에서 로맨틱 장르를 찾아보면 몇 작품 안 된다. ‘ing’ ‘내 아내의 모든 것’, 정통 멜로는 ‘행복’이다. 장르적으로 로코가 많은 건 아닌데 사람들은 제가 로코를 비교적 많이 한 것으로 기억해주시는 거 같다”라며 “(로코를 잘하는 배우로서 봐주시는 게)감사하긴 하지만 저 나름대로 여러 장르에 도전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수정은 드라마보다 영화를 좀 더 많이 임한 것에 대해선 “활동 18년 동안 드라마가 3편인데, 일부러 드라마를 기피한 건 아니었다. 두 장르가 작업 방식이 다르지 않나. 요즘에서야 사전 제작 방식이 생겼지만 그게 몇 년 안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20대 때는 주로 드라마보다 영화에 집중해왔는데 드라마의 작업 방식이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따라가기 힘들었다. 할 때마다 힘들어서 주로 영화를 선호했던 것뿐이지 굳이 드라마를 안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임수정의 새 영화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학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32살 효진(임수정 분)에게 죽은 남편의 아들이라며 16살 종욱(윤찬영 분)이 나타나면서 극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오갈 데가 없어진 종욱의 엄마가 되어달라는 황당한 부탁에 효진은 고민에 빠지고, 결국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에 임수정은 “(효진이)진짜 이 아이의 엄마가 되겠다는 마음보다 죽은 남편의 아들이니까 그냥 데리고 오자는 생각을 했을 거 같았다”며 “약간의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증상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일을 저지르고 보는 거라더라. 그걸 감독님과 자주 이야기 했고 저 역시 그 부분에 동의하며 (효진이)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심리상태가 아이를 데려올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제가 영화를 볼 때 그 과정이 이상하다거나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하면서 제가 ‘엄마가 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고민을 한 거다”라며 “제가 당장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가능한 건데 그럴 수 없지 않나. 언제 아이를 낳을지 알 수도 없는 거다. 이 영화를 하면서 (결혼과 출산에 대해)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됐다. 앞으로 제가 어떤 엄마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생각하는 건, 가정과 자식에 헌신한 저희 엄마처럼 못할 거 같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결혼 계획에 묻자 임수정은 "결혼을 해야겠다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사람과 결혼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고 하지 않나. 다만 저는 (그간 연애 과정에서)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나타난다면, 그게 언제가 됐든, 결혼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아직 결혼하고픈 사람을 못 만났다”고 밝혔다.
임수정 주연의 ‘당신의 부탁’은 이달 19일 개봉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 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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