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살아있는 역사, 최고가수, 세대통합능력자' 가수 조용필에겐 수많은 수식어가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단어도 조용필의 50주년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조용필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1968년 데뷔한 조용필은 지금까지 정규앨범만 19집 20개 앨범, 비정규앨범까지 포함하면 50개에 달하는 음반을 발매했고, LP로 데뷔하여 카세트 테이프와 CD를 거쳐 디지털 음원까지 석권한 국내 유일한 가수이다.
조용필은 "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너무 행복하다. 지난 반세기 50년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라며 "보답할 길이 없다. 깊은 관심에 대단히 감사드린다. 고맙습니다"라고 밝혔다.
조용필이 1980년 발표한 정규 1집은 대한민국 최초로 100만 장 이상 팔린 단일 음반이자, 1980년 전체 음반 판매량의 50% 가량을 판매할 정도의 대히트를 했다. 이 앨범을 통해 조용필은 단숨에 1980년대 국내 대중음악계의 영웅으로 등극했고, ‘가왕'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조용필은 "가왕, 최고가수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다. 이런 수식어를 얻기 위해 음악을 한 것이 아니다. 그냥 음악이 좋아서 했을 뿐"이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특히 조용필은 록, 팝발라드, 포크, 디스코, 민요, 트로트, 동요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내며 발표곡마다 큰 사랑을 받았다. 조용필이 선보여온 음악들은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그 당시 차트에 장기집권했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찾아듣고 있다.
조용필은 "대부분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 어떤 앨범을 꼽기가 정말 힘들다. 곡들 중에선 '꿈' '추억 속의 재회'다. '꿈'은 비행기 안에서 만들었는데 항상 먼저 부른다. 목풀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용필은 "매일 음악을 듣는다. 유튜브에서도 찾아듣고 빌보드차트에 올라와있는 음악들을 찾아듣는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용필은 '장르통합'은 물론 '세대통합'까지 이뤄냈다. 그는 10대부터 70대까지 전세대가 그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했고 열광해왔다. 무엇보다 지난 2013년 발매한 19집 ‘헬로우(Hello)’는 가요관계자는 물론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당시 조용필의 나이는 만 63세였다고. 조용필은 "젊은 이들에게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긴 했다. 그러다 '바운스' 등이 나왔다. 나는 그 사람들로 인해 50년 더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자부했다.
뿐만 아니라 조용필은 후배가수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누가 눈에 보인다라고 꼽기는 힘들다"라며 "많은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이유가 있다. 들어보면 맞아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응원했다.
이어 그는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 등의 노래도 듣는다. 공연영상 역시 유튜브로 찾아본다. 매력이 있다"라며 "내가 지금 활동을 했으면 안됐을 것이다. 비주얼부터 밀렸을 것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조용필은 최정상의 자리에 50년간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달려가고 있었다. 최초, 최고만을 보여준 조용필. 대한민국 가요계의 역사 자체인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또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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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