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31)가 상벌위원회의 징계를 받게 됐다.
KBO는 12일 상벌위원회를 연다. 이틀 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일 때문이다. 대상은 두산 포수 양의지. 양의지는 과연 어떤 일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됐을까. 또 상벌위원회에서의 쟁점은 무엇일까.
# 사건의 재구성

10일 삼성라이온즈파크. 양의지는 7회초 임현준을 상대하던 도중 바깥쪽 공에 대해서 불만을 표현했다. 양의지는 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말 두산은 선발 투수 세스 후랭코프를 내리고 곽빈을 올렸다. 이닝에 들어가기 전 곽빈은 양의지와 호흡을 맞추며 연습 투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의지가 곽빈의 공을 살짝 피하는 모습이 나왔고, 뒤에 있던 구심이 공에 맞을 뻔했다. 이 모습을 본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 질책했고, 이후 경기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 상벌위원회가 열리는 이유는?
경기를 마친 뒤 김용희 감독관과 정종수 구심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KBO에 경위서를 제출했다. 경위서는 경기 중 특별한 상황이 있을 시 KBO에 올라가게 된다. KBO와 상벌위원회는 검토 끝에 양의지의 행동이 '비신사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파악해 상벌위원회 개최를 결정했다. KBO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양의지가 '공이 안 보여 그랬다'는 얘기를 봤다. 그러나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전후 상황을 보고, 고심 끝에 상벌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두산의 입장
경기를 마친 뒤 김태형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스트라이크존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다음 날에도 "선수들이 워낙 타석 하나하나에 민감하하며,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예민해 유독 자기만 더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당시 양의지가 느꼈을 심리적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아마 앞선 타석의 일로 곽빈의 공을 받을 때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개인 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며 고의성보다는 실수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 양의지 역시 경기를 마친 뒤 고의성이 없었음을 전했다.
# 상벌위원회 쟁점
이번 상벌위원회에서 징계가 내려진다면 근거는 '고의성'이다. KBO리그 규약 '경기 중 선수단 행동 관련 지침'에는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비신사적인 플레이, 고의적 빈볼 투구 및 슬라이딩 시 발을 높이 드는 행위 등 금지한다'고 돼있다. 그만큼, 양의지의 행동이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고의적인 행동이라면, 징계가 결정될 전망이다.
양의지 본인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오해를 살 행동이었던 만큼 상벌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KBO는 "양의지가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한 것은 맞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고 비신사적 행위로 볼 근거가 있다"라며 "상벌위에서 최종 판단을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중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