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첫 스윕 기회. 펠릭스 듀브론트(31)에게 공이 넘어왔다. 좋으날을 기다린 만큼 4번째 등판에서는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선보일 수 있을까.
듀브론트는 1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듀브론트는 현재까지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경기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11.37(12⅔이닝 16자책점) 12볼넷 5탈삼진 피안타율 2할7푼5리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2.05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했고,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를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로 보냈지만 그동안의 커리어가 있는 만큼 에이스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개막 이후 3경기 등판 내용을 보면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구위와 제구 모두 기대 이하였다. 에이스로서 역할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다.
듀브론트를 위한 변명 거리는 있었다. 듀브론트가 등판했던 3경기 모두 궂은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24일 문학 SK전은 미세먼지와 추운 날씨, 30일 사직 NC전은 쌀쌀한 날씨, 6일 사직 LG전 역시 강풍과 겨울에 가까운 한파 속에 등판을 가졌다.
작은 변수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발 투수인 만큼 이런 날씨가 듀브론트의 컨디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어깨가 달궈지지 않은 듯 140km 중반 대의 속구 구속도 3번의 등판에서는 140km 초반대에 머물렀다. 제구도 들쑥날쑥했고 변화구의 예리함도 떨어졌다.
온화한 남미 지역 베네수엘라 출신인 듀브론트지만 전성기를 보냈던 보스턴 등 미국 동부 지역은 비교적 쌀쌀한 날씨로 유명한 곳이다. 한국에서의 한파에 그리 당황하지 않을 법 했지만 듀브론트의 투구 내용에는 예민함이 수반됐다.
이제 4번째 등판에서는 날씨라는 변수와 핑계거리도 사라진다. 울산 지역의 최고 기온은 20도이고 미세먼지 수준도 보통이다. 야구를 하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날씨다. 조원우 감독은 "능력있는 선수이고, 날씨가 안좋은 영향도 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날씨가 풀리니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다"는 말로 다시 한 번 믿음을 드러냈다.
조원우 감독의 바람처럼 이제는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때마침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패 수렁 속에서 부담감을 짊어지고 올라왔던 상황과는 반대다. 팀의 첫 3연승, 그리고 시리즈 스윕을 위해 등판에 나서지만 앞선 3번의 등판 팀 상황도 호전됐다.
하지만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듀브론트의 역할과 기대치가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에이스가 되어야 하고 선발진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과연 듀브론트에게 '좋은날'이 찾아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