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대역전패 참사로 침울할 뻔 했다가 짜릿한 끝내기 드라마를 연출했다.
LG는 12일 잠실 SK전에서 8회까지 2-0으로 리드하다 9회초 2-4로 뒤집혔다. 패색이 짙었으나 9회말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양 팀 마무리가 나란히 3실점하며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LG 끝내기 승리의 주역은 김용의와 안익훈이었다. 2-4로 뒤진 9회 2사 1,2루에서 김용의는 대타로 등장했다. 마무리 박정배의 초구를 때려 우선상 2루타를 만들었다. 2루주자가 홈을 밟아 3-4로 추격. 김용의는 10일 SK전에서 9회 2사 1,2루에서 삼진을 당한 것을 되갚았다.

이어 안익훈 타석에서 초구에 박정배의 폭투가 나와 4-4 동점이 됐다. 안익훈이 끝내기 안타를 때리며, 3루에 있던 김용의가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대타, 대주자, 백업 1루수 등 '조커 1순위'인 김용의는 이날 결정적인 2루타로 시즌 첫 타점을 올리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톱타자로 부진하던 안익훈은 어쩌면 반전이 될 끝내기 안타로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안익훈은 끝내기 주인공이었지만, 기쁨 보다는 자책이 더 많았다. 안익훈은 9회 타석에 들어갈 때 소감을 묻자 "솔직히 대타로 바뀔 줄 알았다. 정상호 선배님이 남아 있었다. 벤치를 보며 잠깐 기다렸다"며 "그런데 교체가 없었다. 신경식 코치님과 이병규 코치님이 자신있게 돌려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털어놨다.
타석에 들어가서도 폭투가 나와 동점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정말 폭투로 4-4 동점이 됐다. 2사 3루. 그 때는 안익훈도 조금 편해졌다. 그는 "못 쳐도 연장을 간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직구 1개만 보고 돌린다고 생각했다. 운 좋게 직구가 와서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 때 덕아웃에서 떠나던 김용의는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안익훈을 보고 한 마디 던졌다. "내가 밥상 다 깔아줬네." 그러자 안익훈은 김용의를 향해 "감사해요"라고 인사했다.
안익훈은 "평소 용의 형이랑 차를 많이 타고 다닌다. 내가 힘든 것을 얘기하면 이런저런 조언, 상담도 많이 해준다"며 거듭 고마움을 드러냈다.
안익훈은 SK 3연전에서 12타수 2안타로 여전히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경기에서 첫 타석 중전안타를 때리자, 류중일 감독은 '이젠 감을 잡나보다'고 했다. 항상 밀어치는 안익훈이 모처럼 당겨서 센터로 좋은 타구를 보낸 것. 앞서 류 감독은 안익훈에게 "당겨쳐서 안타를 만들라"며 타격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후 3타석 모두 내야 땅볼, 12일 경기에서도 첫 4타석은 내야 땅볼 아웃이었다. 마지막 극적으로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톱타자로 기회를 받고 있는 안익훈은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번도 하지 않던, 경기 후 혼자 남아 방망이를 치고 간다고 했다. 이것저것 노력하는데 계속 혼란스럽다.
안익훈은 "타격폼을 이 폼, 저 폼으로 다 해보고 있다. 매 타석 타격폼이 달라진다. 맞는 폼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3년 동안 밀어치는 타격을 해왔는데, 감독님의 타격폼 수정 조언을 듣고 시도하고 있다. 아직 정립이 안 되는 것 같다. 조만간 정립을 해야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