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 韓-美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말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13 06: 05

 미국과 일본에서도 감독 생활을 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최근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이하 S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힐만 감독은 12일 잠실 LG전에 앞서 취재진의 S존 질문에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많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미국보다 KBO리그 S존의 하이코스는 좁다는 의견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KBO리그 S존은 큰 변화가 없다고 봤다. 심판과 선수가 감정적으로 싸워서는 손해, 서로 중립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부탁했다.
힐만 감독은 KBO리그 S존이 넓어진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몸쪽, 바깥쪽은 덕아웃에서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지만, 상하 높낮이는 거의 변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마다 S존의 좌우 양쪽 끝에 걸리는 것은 심판의 성향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심판 판정에 희망사항은 있었다. 그는 "심판이 일례로 오늘은 아웃코스(혹은 인코스)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로 콜해야지 이런 생각은 안 한다고 본다. 다만 무릎 낮은 쪽을 스트라이크로 잡는다면,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S존의 하이 코스는 미국보다 한국, 일본이 좁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가슴 아래까지 스트라이크를 잡아준다. 한국은 허리띠 정도까지 잡아주는 것 같다"고 직접 자세를 잡으며 설명했다. KBO 심판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인색했던 하이 코스를 규정 대로 스트라이크로 콜 하는 것에 신경쓰고 있다. 타자들에겐 이전보다 넓게 느껴질 수 있다. 
힐만 감독은 "낮은 스트라이크는 무릎 위냐, 중간이냐, 아래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8~10cm 차이가 생기는데, 이것을 어떻게 판정할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심판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다. 심판이 한 경기에서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
미국에서도 심판 판정은 항상 논쟁거리였다고 했다. 과거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심판은 따로 경기를 보면서 판정이 조금씩 다르기도 했단다.
힐만 감독은 "미국에서도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대략 10~12cm 정도)을 두고 판정하기가 제일 어려운 문제였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는 심판이 따로따로 볼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양 리그 심판의 S존에서 바깥쪽 공에 차이가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플레이트에 걸치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 것으로 통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심판과 선수는 서로 입장이 상반되고, 선수도 투수와 타자는 또 서로 다르다. 이를 지켜보는 감독도 다르다. 힐만 감독은 심판과 선수 사이의 불만은 서로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립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1구가 안 좋게 판정됐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다음 투구를 준비하라. (감정적이 아닌) 중립적으로 생각해야 선수에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심판도 사적인 개인 감정을 하면 모든 것이 어긋날 수 있다. 콜을 잘못했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느끼지 않겠나"라며 일관성 있는 판정을 부탁했다.
힐만 감독은 1990년에는 뉴욕 양키스의 마이너리그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 니혼햄에서 감독을 지내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20년 전에는 비디오판독이 없었다. 기술 발전과 전자 장비 덕분에 야구에도 변화가 많다. 앞으로도 기술적으로 변화가 많이 있을 것이다. 미래 언젠가는 스트라이크존에 홀로그램을 설치해, 높거나 낮거나 몸쪽이나 바깥쪽이나 살짝 걸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그 때가 오기 전까지는 선수들은 심판의 판정에 수긍해야 하고, 심판도 최대한 오심이 적게끔 노력해야 할 것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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