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에서 왔니'.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의 열풍이 거세다. 24세의 젊은 피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투타 만점 활약을 펼치며 LA 에인절스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를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오타니는 에인절스 입단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본 무대에서 160km의 강속구는 물론 타자로서는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까지 갖추고 있어 메이저리그 전 구단이 오타니의 행보를 주시했다. 오타니는 자신을 기용하는 방법 등이 담긴 질의서까지 만드는 '배짱'을 보였고 결국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시범경기에서 오타니의 모습을 아쉬움 그 자체였다. 타율 1할2푼5리에 머물렀던 타격은 둘째치고 두 차례 등판해 2⅔이닝 9실점으로 투수로서도 크게 매력을 보이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야한다는 비난의 시선도 있었지만 오타니는 결국 에인절스의 4선발로 정규 시즌을 맞게 됐다.
오타니는 투타 양면에서 괴물 모드를 선보였다. 13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두 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2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08. 또한 선발 등판 후 하루를 쉰 오타니는 그 후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는 등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 3홈런 11타점 4득점의 괴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를 평가절하했던 미국 '야후스포츠' 제프 파산 기자는 "내가 완전히 잘못 봤다. 오타니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나타난 투타 천재의 활약에 에인절스 뿐만 아니라 타 구단 팬들까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타니는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는다. "시즌을 치르면서 더 힘들어질 것이고 여름을 지나면서 일정은 더 빡빡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나를 좀 더 많이 뛰게 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나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 물론 그렇지 않다면 안 되는 것이다. 구단이 말하는 것을 따라야 한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팬서비스도 만점. 오타니는 13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했다.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은 한 어린이팬은 오타니에게 정중하게 '방망이를 주면 안되냐'고 영어로 물었다. 통역 담당자를 통해 어린이팬의 의중을 알게 된 오타니는 '안된다"고 씩 웃으며 말했다. 잠시 후 오타니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방망이 한 자루를 들고 다시 나타났고 어린이팬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놓은 오타니. 앞으로 무엇을 더 보여줄지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