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29)의 위용은 계속 이어졌다. 강력한 투구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아직은 산체스를 시원하게 공략한 팀이 나타나지 않았다.
산체스는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네 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3승을 따내는.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1.42에서 1.04까지 낮췄다.
시즌 첫 3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1.42의 위력투를 뽐낸 산체스였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고,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79로 빼어났다. 강력한 패스트볼에 커터, 체인지업과 커브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KBO 리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서히 약점이 공략당할 시기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날까지 산체스는 무결점이었다. 오히려 더 위력적이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무려 156㎞가 나왔다. 7회에도 최고 154㎞의 공이 들어왔고, 포심 5구가 모두 150㎞를 넘겼다. 스태미너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온 일부 NC 타자들은 커터, 체인지업, 커브가 들어올 때마다 쉽게 방망이를 내지 못하거나 헛스윙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실투가 노림수와 맞아 떨어져야 안타를 만드는 것이 NC 공격의 흐름이었다.
1회에는 위기를 넘겼다. 1사 후 이종욱 노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나성범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박석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는 공 7개로 가볍게 정리했다. 스크럭스를 2루수 땅볼로 잡은 산체스는 모창민에게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김성욱은 3루수 땅볼로 정리하고 순항을 시작했다.
3회에는 거침없는 강속구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정범모에게는 155㎞, 박민우에게는 156㎞의 강속구를 던져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종욱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에는 노진혁을 헛스윙 삼진, 나성범을 1루수 땅볼, 박석민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동료의 실책도 이겨냈다. 산체스는 5회 1사에서 모창민을 평범한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최정의 송구가 치솟으며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이어 산체스는 모창민에게 도루를 허용했고 김성욱의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놓쳐 1사 1,3루에 몰렸다. 하지만 정범모를 얕은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고, 박민우를 2루 땅볼로 잡아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침묵하던 팀 타선이 5회 3점을 내며 드디어 득점 지원을 시작했고, 산체스는 6·7회를 생각 이상으로 너무 가볍게 정리했다. 삼진 3개를 잡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벌였다. 평소 탈삼진에 큰 욕심이 없다고 말한 산체스는 이 말과는 너무 다르게 이날도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무사사구로 볼넷을 통한 기회 창출 또한 원천봉쇄했다. 아직 단정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SK 팬들이 설렐 수밖에 없는 세부 지표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