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괴물 루키 강백호(19)는 13일 프로 데뷔 후 잠실구장을 처음 밟아봤다. 시즌 초반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그의 파워는 LG의 차우찬-유강남 배터리를 놀래켰다.
강백호는 이날 LG전에 2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1회 첫 타석, 차우찬-유강남 배터리는 변화구로 상대했다. 초구 슬라이더, 2구 커브, 3구 슬라이더로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4구째 커브를 던졌는데, 강백호는 레그킥 후 오른발을 착지한 후 반 박자 늦춰 커브를 제 타이밍에 때렸다.
우익수 채은성이 뒷걸음질치며 펜스 앞 워닝트랙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수원구장이었다면 홈런이 될 타구였다. 경기 후 포수 유강남은 "커브를 친 타구가 쭉 날아가 솔직히 (홈런이 될까) 움찔했다"고 말했다. 이날 해설위원으로 처음 데뷔한 서용빈 전 LG 코치는 "차우찬의 커브를 때리기 쉽지 않는데 강백호가 잘 받아 쳤다"고 칭찬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강백호는 차우찬의 슬라이더를 밀어쳤고, 이번에는 좌익수 김현수가 워닝트랙보다 3~4m 앞에서 잡은 큰 타구였다. 타 구장이었다면 홈런은 아니더라도 펜스를 맞힐만한 타구였다.
차우찬은 경기 후 강백호를 어떻게 상대했는지를 묻자 "좌타자라 바깥쪽 코스를 주로 던졌다. 잠실이 넓어서 좌타자가 밀어쳐서 홈런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큰 타구였다"며 강백호 공략법을 말했다.
서용빈 해설위원은 "일본 요미우리의 아베를 연상케하는 타격폼이다. 변화구를 2개를 모두 잘 받아쳤다"고 평가했다.
강백호는 차우찬과 3번째 승부에서는 2B-2S에서 커브를 끌어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차우찬과 유강남은 경기 후 "커브가 좋았다"고 나란히 말했다. 이날 변화구 제구가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커브가 가장 잘 들어갔다고 했다. 강백호는 그 커브를 때려 안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