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에서 욕설, 그것도 심판을 향한 욕설은 금기사항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선 심판에게 욕설을 하다 퇴장당한 일이 드물지 않았다. 욕설 퇴장은 단순 퇴장과 다르게 대부분 크고 작은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 이용규가 지난 13일 대전 삼성전에서 7회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 구심을 맡은 황인태 심판위원이 이를 듣고 퇴장 조치를 취했다. 이용규는 심판 면전이 아니라 혼잣말로 내뱉은 욕설이었지만 애매한 볼 판정 이후 펄쩍펄쩍 뛰며 아쉬움을 표한 터라 심판을 향한 욕설로 인정됐다.
KBO는 13일 심판 욕설로 퇴장당한 이용규에 대해 "그동안 욕설 퇴장은 일반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경위서를 받아본 뒤 내용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KBO 2018 리그규정의 벌칙 내규에 따르면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한 욕설을 하거나 폭언을 하여 퇴장 당했을 때'에는 경고,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100만원 이하로 징계를 내리게 되어있다.


가장 최근 케이스로는 SK 이대수가 있었다. 이대수는 지난해 4월28일 대구 삼성전에서 1루심의 체크 스윙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퇴장을 당한 뒤 심판진을 향해 영어로 욕설을 퍼부었다. KBO는 2경기 출장정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한화 김응룡 감독이 심판들에게 욕설을 했다. 그해 9월7일 대전 LG전에서 인필드 플라이 적용 여부를 놓고 어필하다 구심에게 욕을 했고, 그 자리에서 즉시 퇴장을 당했다. KBO는 출장정지 없이 제재금 200만원과 함께 엄중경고를 조치했다.
같은 해 NC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도 우리말 욕설을 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그해 8월3일 문학 SK전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구심에게 심한 욕설 및 폭언을 쏟아 부었다. KBO는 제재금 200만원과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을 처분했다.

2013년 4월5일에는 두산 홍성흔이 잠실 LG전 스트라이크·볼판정에 격분한 나머지 구심을 몸으로 밀치는 신체 접촉에 욕설까지 했다. 이에 KBO는 홍성흔에게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고, 경기 운영 소홀에 책임을 물어 해당 심판조에게도 책임을 물어 엄중경고 조치를 한 바 있다.
심판에게 한 욕설로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은 선수는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 롯데 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5월20일 군산 KIA전, 9월8일 대구 삼성전에서 두 번이나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격분해 퇴장 당했다. 두 번째 퇴장 이후 자신의 SNS에 심판 비난글을 올리며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심판실로 찾아가 고개 숙여 사과해야 했다. 당시 KBO는 가르시아에게 잔여 시즌(7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300만원 중징계를 내렸다.
물론 그동안 욕설 퇴장으로 징계당한 선수들과 달리 이용규는 심판을 바라보며 직접적으로 보고 욕설을 한 게 아니다. 혼잣말을 한 만큼 정상 참작될 여지가 있다. 그렇게 되면 상벌위원회 없이 단순 퇴장으로 끝난다. KBO는 과연 어떤 판단을 할까. /waw@osen.co.kr

[사진] 이용규-이대수-홍성흔-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