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와 함께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다르빗슈 유(32)가 첫 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좀처럼 자신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심판의 보크 판정에도 다소 예민하게 반응했다.
다르빗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패전을 안았다. 경기 내용은 패전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다. 4⅔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105개였다. 쌀쌀한 날씨에 몸이 덜 풀렸는지 제구가 너무 흔들렸다.
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1·2회부터 흔들렸다.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수준이었다. 그러나 투구수가 불어났고 결국 5회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알비스에게 2루타를 허용한 다르빗슈는 여기서 보크로 주자의 3루 진루를 허용했다. 다르빗슈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고, 조 매든 감독도 그라운드에 나와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흔들린 폭투로 첫 실점을 기록했다. 2사 후 승부도 문제였다. 마카키스에게 중전안타, 스즈키에게 2루타를 맞아 다시 위기에 몰린 다르빗슈는 터커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고 경기를 망쳤다.
컵스는 다르빗슈를 신뢰했지만, 피홈런 이후에도 볼넷 2개와 번트안타 하나를 허용하며 다시 만루에 몰리자 강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투수 듀엔싱이 이닝을 잘 마무리하지 않았다면 자책점은 더 많아질 수도 있었다. 이적 후 홈 데뷔전에서 첫 승을 노렸던 다르빗슈는 반대로 첫 패전을 안았다. 미일 통산 150승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모든 것을 논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그러나 출발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올해 6년 1억26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다르빗슈는 첫 3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직전 등판인 8일 밀워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컵스가 기대했던 ‘압도적인’ 맛이 없다. 이런 식이면 여론의 압박에서 자유롭기는 불가능해진다.
구속 자체나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징후가 보이지는 않는다. 다르빗슈는 경기 후 보크 판정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르빗슈는 "경기 내용이 나빴지만 그럭저럭 되고 있던 상황이다. 보크는 투구 모션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지금까지 그런 동작에서 보크를 선언 당한 적이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르빗슈는 "지금까지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이 없었는데 답답하다. 평소 하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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