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뛰는 SK 신인들, 더디지만 꾸준히 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4 13: 00

2018년 KBO 리그는 고졸 신인들의 맹활약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만 SK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했다. 신인들을 확실히 육성하기 위해 시간을 뒀다.
SK는 올해 1군 전지훈련은 물론 2군 전지훈련에도 신인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신인들은 전지훈련 대신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겨울을 보냈다. 아마추어 시절 아팠던 부분을 치료하고, 프로의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SK의 판단이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 그랬던 신인들이 서서히 실전에 모습을 드러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SK는 올해 루키팀(3군) 연습경기를 대폭 늘렸다. 사실 지난해까지는 루키팀 연습경기가 많지 않았다. 여러 제약이 있었다. 일단 ‘스파링 파트너’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특정 포지션에 선수가 모자라 경기를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강화에 많은 선수들이 충원되며 충분한 여력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독립구단들이 생기면서 3군 선수들의 좋은 연습 상대가 생겼다.

이런 연습경기에 신인급 선수들을 투입해 기량을 점검하겠다는 생각이다. 13일에는 강화에서 한화 3군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관심을 모으는 몇몇 투수들이 등판했다. 2018년 1차 지명자인 김정우, 2차 2라운드 지명자인 최민준이 나란히 등판했다. 두 선수 모두 나쁘지 않은 컨디션으로 퓨처스팀(2군) 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올해 2군 마무리 후보인 김정우는 이날 최고 144㎞의 공을 던지며 순조롭게 올라오는 컨디션을 알렸다. 2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난한 활약을 선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긴 실전 공백 탓에 아직 경기 감각적인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다. 첫 등판이라 힘이 많이 들어간 모습도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공이 좋아 3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선발로 나선 최민준은 4이닝 2실점으로 역시 무난한 투구 내용이었다. 두 번째 등판한 최민준은 첫 등판 당시보다 구속이 올라와 기대를 모았다. 구단 관계자는 “구속이 오르니 슬라이더의 날카로움이 더 좋아졌다. 솔로포 두 방을 맞기는 했는데 공의 높낮이는 좋았다. 나머지 타자들은 깔끔하게 막아냈다”고 전했다. 최민준은 조만간 퓨처스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조성훈은 최근 고양 3군과의 경기에 등판해 최고 147㎞의 강속구를 던졌다. 제구나 변화구 측면에서 가다듬을 것이 있지만, 가지고 있는 신체조건의 가능성을 뚜렷하게 확인했다. 2차 4라운드 지명자인 최준우는 방망이 자질을 인정받아 신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퓨처스팀에 합류했다. 2루와 3루, 유격수를 두루 소화하며 경험을 쌓게 한다는 심산이다.
2차 6라운드 지명자인 이채호 또한 안정적인 투구폼을 갖춰 밸런스가 좋고, 커브의 각이 좋다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투심의 각이 싱커성으로 떨어져 타자들이 공략하기가 까다롭다는 평가다. 2차 5라운드 지명자인 포수 전경원은 운동신경과 타고난 센스에서 눈도장을 받았다. 이를 종합하면 올해 적지 않은 신인 선수들이 퓨처스팀에서 활약하며 1군 진입을 호시탐탐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정우.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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