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비웃은 오타니, 주루 속도도 LAA 신기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4 13: 30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공격과 주루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상대 시프트를 비웃는 감각적 타격, 그리고 심지어 땅볼에도 미국은 다시 한 번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스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시즌 세 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시켰다. 2회 2루타, 8회 중전안타를 기록하는 등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종전 3할4푼6리에서 3할6푼7리로, OPS(출루율+장타율)는 1.183에서 1.191로 올랐다.
전날 오타니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은 캔자스시티는 이날 오타니를 상대로 새로운 전법을 들고 나왔다. 일단 수비를 우측으로 당겼다. 극단적인 시프트는 아니었지만 우측과 중앙 방면 타구에 대비한 전법이었다. 여기에 선발 제이슨 해멀은 바깥쪽 승부를 펼쳤다. 좌타자가 바깥쪽 꽉찬 공을 밀어쳐 좌익선상으로 나가는 타구를 만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몸쪽으로 제구가 잘 되면 우측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계산으로 보였다.

실제 데이터에 근거한 선택이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 전까지 잡아당긴 타구가 40%, 중앙 방면 타구가 45%였다. 좌측 타구는 15%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첫 타석에서 좌익수와 라인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해멀이 몸쪽 승부를 펼쳤는데 오타니는 이를 밀어쳐 좌측 방향으로 타구를 보낸 것이다.
사실 수비수가 정상 위치라면 제 아무리 빠른 오타니라고 해도 2루에서 접전이 벌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타구의 체공시간이 길었고, 오른쪽으로 당긴 수비수가 이를 따라가느라 시간을 벌었다. 오타니는 무난히 서서 2루에 들어갔다. 캔자스시티의 시프트를 비웃는 순간이었다.
6회 땅볼 때는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다. 좌완 사이드암 팀 힐을 상대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스탯캐스트’ 시스템에 따르면 오타니의 순간 최고 속도는 무려 초당 29.6피트에 이르렀다. 보통 MLB에서는 초당 30피트면 엘리트급 발로 인정한다. 오타니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력을 낸 것이다.
오타니는 이 타석에서 타격 후 1루까지 4.07초에 도달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는 올 시즌 팀 내에서 번트를 제외한 정상적 타격 후 1루 도달 속도로는 가장 빠른 것이었다. 오타니의 발이 다시 조명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오타니는 8회 그림의 철저한 바깥쪽 승부에서 버텨내더니, 결국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렸다. 102마일(164km)짜리, 또 한 번 강한 타구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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