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에서 돌아온 SK 메릴 켈리(30)가 그간의 우려를 깨끗하게 지워내는 역투를 펼쳤다. 아직은 자신이 외국인 에이스임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투수였다.
켈리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단 7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5.40에서 2.70으로 확 낮췄다. 왜 자신이 3년간 KBO 리그 최고 레벨에서 머물렀는지를 증명하는 한 판이었다.
지난 3월 24일 롯데와의 개막전에 출격했던 켈리는 이후 다음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른 어깨 뒤쪽에 통증을 느꼈다. 정밀검진 결과 단순 부종으로 판정받기는 했으나 100% 컨디션을 갖추기 위해 18일간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날은 선발 복귀전이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민감한 부위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오래간만의 실전 등판이라 그런지 초반은 감긱이 완전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 탓인지 경기 시작 직후에는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에이스답게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갔다. 한 번 감을 잡은 이후로는 NC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까지 나와 정상적인 힘을 과시했다. 여기에 컷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으며 자신의 레퍼토리를 모두 활용했다. 변화구를 다 썼다는 점은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하는 하나의 대목이다. 이날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투구에도 희망적인 요소였다.
1회 위기를 넘긴 것이 좋았다. 선두 박민우에게 중전안타, 1사 후 나성범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위기에 몰리자 어깨가 풀리기 시작했다. 스크럭스를 커브로 루킹삼진 처리한 켈리는 박석민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2회부터는 구속도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안정을 찾았다. 2회부터 5회까지는 삼진 6개를 잡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공에는 힘이 넘쳤고, 투구템포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NC 타자들은 켈리의 다양한 레퍼토리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힘없이 돌아섰다.
6회가 넘어가서도 전혀 힘이 떨어지지 않은 켈리는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복귀 후 첫 등판이라 굳이 무리할 이유는 없어 6-0으로 앞선 7회 윤희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켈리의 정상 복귀로 SK는 강력한 스리펀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