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2)이 개인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 앞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로맥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 4타수 4안타 4타점의 대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KBO 리그에 데뷔한 로맥이 하루에 세 개의 홈런을 때린 적은 있었다. 하지만 4안타 이상, 4타점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경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시작부터 좋았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로맥은 NC 선발 구창모의 140㎞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비거리 125m짜리 중월 솔로홈런(시즌 7호)을 날렸다.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한 방이었다.

다소간 행운도 따랐다. 로맥은 두 번째 타석이었던 3회 2사 1루에서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뜨는 타구를 날렸다. 큰 타구이기는 했지만 담장을 넘기는 역부족이었고, 우익수 나성범이 낙구 지점을 잡았다. 하지만 나성범이 마지막 순간 공을 흘리면서 2루타와 타점을 동시에 올렸다. 글러브를 맞고 나왔다는 점에서 보는 시각에서는 실책으로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기록위원은 2루타로 최종 결정했다.
로맥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3안타 경기를 완성시켰다. 이제 관건은 가장 어렵다는 3루타가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경기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인천에서 3루타는 더 어려운 기록이다. 하지만 가속도가 붙은 로맥의 스피드가 느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간의 운이 따라줄 경우 가능할 수도 있었다.
다만 6회 타석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팀 배팅에 충실했다. 4-0으로 앞선 2사 만루에 들어선 로맥은 방망이를 짧게 쥐고 최대한 컨택에 집중, 결국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더 이상의 타석 기회가 찾아오지 않아 히트 포 더 사이클은 놓쳤지만, 그래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로맥의 아내와 아들이 경기장을 찾은 날이었다. 이들은 이날 경기에 앞서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가족 앞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니 기쁨은 두 배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