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조정을 하고 돌아온 NC 이민호(25)가 지친 불펜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NC가 지독한 9연패를 끊는 과정에서 이민호는 완벽한 피칭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첫 등판(LG전)에서 2타자를 깔끔하게 잡은 이민호는 3월 27일 한화전에서 백투백 홈런 2방을 맞고 3실점했다. 이후 2군행. 조정기를 거쳐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최근 필승조의 김진성, 원종현이 차례로 2군으로 내려간 뒤에 올라온 지원군이었다.
이민호는 17일 고척 넥센전에서 2-2 동점인 9회말 1사 후 등판했다. NC는 9회초 무사 만루 황금 찬스에서 병살타, 삼진으로 한 점도 뽑지 못해 분위기가 침울해졌다. 연패 중인 팀 덕아웃은 침묵. 이민호는 '위기 뒤에 찬스'를 기대하는 넥센의 바람을 저지했다.

첫 타자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번 김하성도 외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힘있는 직구의 볼끝이 타자들의 방망이를 압도했다. 연장 10회에도 김민성, 임병욱을 삼진으로 잡는 등 3타자를 11구 만에 끝냈다.
연장 11회초 나성범의 극적인 솔로 홈런이 터지자 NC 벤치는 들썩였다. 11회말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이는 이민호였다. 22구를 던졌지만, 이날 구위가 좋아 NC 벤치는 마무리 임창민 대신 그대로 이민호를 밀고 나갔다.
9연패 기간에 마무리 임창민이 두 차례나 9회 승리를 지키지 못하며 2이닝 4자책(평균자책점 18.00)으로 무너진 경험이 있다.
이민호는 이택근, 김혜성, 이정후를 공 6개로 끝내고 지긋지긋한 9연패 사슬을 끊는 승리를 확정지었다. 시즌 첫 승 기쁨도 함께 누렸다. 2⅔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승리.
이민호는 "연패를 끊어 너무 좋다. 힘든 시기인데 팀이 치고 올라갈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고양(2군)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은 것 같다. 고양과 N팀 코치님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실 퓨처스리그에서 구위를 점검하고 조정했는데, 성적은 안 좋았다. 2군에서 5경기에 출장해 9이닝 10피안타(4피홈런) 11실점을 기록했다. 성적보다는 자신의 공을 다듬고,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썼다.
NC 불펜은 배재환, 유원상, 강윤구가 나란히 12경기에 등판하며 마당쇠로 분투하고 있다. 이민호가 가세해 마무리 임창민 앞에서 이닝 부담을 덜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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