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마구' 스플리터, 물집으로 얼마나 엉망됐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18 17: 00

'물집'이 '마구' 스플리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3번째 등판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물집으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 상대로 선발 등판, 2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에인절스는 1-10으로 대패, 오타니는 첫 패전을 기록했다. 
1회 28구, 2회 38구를 던졌다. 총 66구 중 스트라이크가 34개, 볼이 32개일 정도로 제구 난조를 보였다. 특히 스플리터 제구력이 전혀 되지 않았다. 미국 매체는 "오타니의 스플리터가 제로 커맨드였다(Shohei Ohtani had zero command of splitter)"고 전했다.

이전 등판에서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마구였다. 팀 동료 코자트는 "테이블에서 떨어지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물집으로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1회 스플리터 6개를 던졌는데, 모두 볼이었다. 타자들이 스윙 자체를 하지 않을 정도로 확연히 볼로 구분됐다는 의미다.
2회 오타니는 스플리터 7개를 던졌다. 1사 만루에서 무키 배츠가 2스트라이크 이후 스플리터 2개에 배트를 휘둘렀고, 모두 파울이 됐다. 그러나 이후 스플리터 3개는 모두 볼이되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앤드류 베닌텐디에게는 포심 패스트볼을 5개 연속 던져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허용했다.
1~2회 스플리터 13개 중 볼이 11개, 파울이 2개였다. 헛스윙은 한 차례도 없었고, 스트라이크도 없었다. 오타니는 앞선 2경기에서 총 58개의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타자들이 37번 배트를 휘둘러 헛스윙한 것이 26번이나 됐다. 무려 70.3%의 헛스윙률이다. 이는 ML 투수들의 단일 구종 중 최고 헛스윙률이다. 하지만 이날 보스턴 타자들은 스플리터에 단 1번도 헛스윙하지 않았다. 
경기 후 오타니는 "시작 전에 손가락 상태가 안 좋았는데 공을 던지면서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혔다. 물집이 잡혀서 스플리터를 던지는데 제한이 있었다. 제구도 잘 되지 않았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제구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타니의 직구는 최저 94마일(151.2km), 최고 98마일(157.7km)을 찍으며 주로 96~97마일(154.5km~156.1km)을 기록했다. 그러나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스플리터가 사실상 봉인되자, 보스터 타자들은 직구만 노렸다. 직구 제구력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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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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