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7이닝 문제없어’ 문승원, KT 5연패 몰아넣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8 21: 16

문승원(29·SK)이 지난해 경험을 통해 한층 발전했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문승원은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첫 승리. 생애 첫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15에서 3.33으로 낮췄다.
문승원은 지난해 프로 경력에서 첫 선발 로테이션 풀타임을 소화했다. 물론 성적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29경기에서 6승12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했다. 하지만 155⅓이닝을 던지며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완성형 선발투수로 클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가 결코 허언이 아님을 보여줬다.

문승원은 지난해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전지훈련을 출발하기 전 “더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승원은 이런 자신의 말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은 4.15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공격적인 승부였다. 피안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스트라이크존 공략이 돋보였다. 몸쪽과 바깥쪽, 그리고 낮은 코스를 이용하는 제구도 좋았다. 이쯤되자 궁지에 몰리는 것은 오히려 KT 타선이었다. 문승원은 2S를 잡은 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종을 최대한 활용해 장타력이 있는 KT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삼진을 잡아낸 구종도 다양했다. 1회 강백호는 체인지업, 2회 박경수는 슬라이더, 3회 심우준은 직구, 4회 강백호는 커브였다. 5회 박경수는 144㎞ 빠른 공으로 윽박질렀다. 7회에는 황재균을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이렇게 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한 개였다.
문승원은 토종으로는 최정상급의 평균 구속, 그리고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스플리터를 모두 던질 수 있다. 제구가 좋을 때는 타자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유형의 투수인데 이날이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비록 7-0으로 앞선 7회 1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7회에도 패스트볼 구속이 140㎞대 중반을 유지하며 강인한 스태미너까지 과시했다. 도망가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해에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올해는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3실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장타력을 갖춘 KT를 두 번 만났고 KIA 타선까지 상대한 문승원의 평균자책점이 3.33이라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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