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꽃은 홈런. 한 순간에 경기 결과를 뒤바꿀 힘이 있고 하늘을 수놓는 호쾌한 한 방은 보는 이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만큼 매력 만점이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과 롯데는 장타 생산과 거리가 멀다. 이승엽 은퇴 이후 다린 러프를 제외하면 홈런을 칠 만한 타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팀내 타자 가운데 홈런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러프가 유일하다. 지난해 20홈런을 돌파했던 강민호와 구자욱은 아직까지 장타 생산이 원활하지 않다.
롯데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이대호, 이병규, 채태인이 나란히 3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내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전체 순위 20위 안에 들지 못한다.

팀홈런 공동 최하위에 위치한 삼성과 롯데는 18일 사직구장에서 홈런 공방전을 펼쳤다. 삼성 김상수는 이틀 연속 대포를 쏘아 올렸고 다린 러프는 KBO리그 데뷔 첫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롯데는 이대호가 이틀 연속 불을 뿜었고 민병헌과 신본기는 시즌 첫 아치를 그렸다.
김상수가 먼저 시동을 걸었다. 2-0으로 앞선 3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상수는 롯데 선발 김원중의 5구째를 공략해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3호째.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이틀 연속 대포 가동.
이에 뒤질세라 러프도 화력쇼에 가세했다. 3회 1사 1루서 롯데 선발 김원중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를 잡아 당겼고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10일 대구 두산전 이후 8일 만의 홈런이었다.
러프는 5회 김상수와 배영섭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뒤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두 번째 투수 구승민의 3구째 직구(149km)를 그대로 걷어 KBO리그 데뷔 첫 연타석 아치를 달성했다.
거인 군단의 방망이도 뜨거웠다. 0-6으로 뒤진 5회 1사 후 롯데 신본기가 삼성 선발 장원삼에게서 좌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그리고 6회 2사 1루서 민병헌이 이적 후 첫 대포를 쏘아 올리며 3-6까지 따라 붙었다.
3-6으로 뒤진 롯데의 8회말 공격. 선두 타자 전준우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대타 이병규의 볼넷과 손아섭의 우전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이대호. 삼성 세 번째 투수 심창민의 1구째를 그대로 밀어쳤고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6-6 승부는 원점.
삼성은 연장 12회 2사 1,2루서 김헌곤의 적시타로 7-6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롯데의 뒷심이 더 강했다. 연장 12회 2사 1,2루서 이대호가 혈투의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스리런을 날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