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선수들의 활약보다 시련을 딛고 재기한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은 더욱 감동적이다. 18일 사직 롯데전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선 장원삼(삼성)이 짠물 투구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년 연속 부진한 가운데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장원삼은 지난해 연봉 7억5000만원에서 올 시즌 연봉 2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무려 5억5000만원 삭감. KBO리그 역대 최다 연봉 삭감 기록이다.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그는 성적으로 증명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절치부심의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이승엽 KBO 홍보대사의 현역 시절 개인 트레이너였던 오창훈 세진헬스 대표와 1대1 지도를 받으며 담금질에 나섰다.

몸과 마음 모두 활력을 되찾은 장원삼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선보였고 호평을 받았다. "장원삼은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되는 투수다. 예전 기량을 회복한다고 믿는다"고 한결같은 신뢰를 보낸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 또한 구위 회복 조짐에 반색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장원삼은 캠프 도중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연습 경기에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고 재활 과정을 밟아왔다.
장원삼은 10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수치상 성적은 기대 이하에 가깝지만 컨디션과 구위 모두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
장원삼은 18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올 시즌 첫 1군 승격 통보를 받았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장원삼은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 쾌투를 과시하며 올 시즌 명예 회복을 기대케 했다.
1회 전준우(중견수 플라이), 김동한(헛스윙 삼진), 손아섭(투수 땅볼)을 삼자 범퇴 처리한 장원삼은 2회 이대호의 볼넷, 민병헌의 중전 안타로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답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장원삼은 김문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웠다. 곧이어 한동희와 신본기를 각각 3루 땅볼과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장원삼은 3회 나종덕(3루 땅볼), 전준우(루킹 삼진), 김동한(중견수 플라이) 등 세 타자 모두 돌려 세웠다. 4회 손아섭과 이대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민병헌에게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얻어 맞았다. 하지만 김문호를 삼진 아웃으로 잠재웠다.
장원삼은 5회 한동희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신본기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나종덕과 전준우를 외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5회 투구를 마쳤다. 5점차 앞선 6회 2사 1루서 민병헌에게 투런 아치를 내준 장원삼은 김문호를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장원삼은 6-3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심창민이 8회 이대호에게 동점 스리런을 얻어 맞으며 장원삼의 시즌 첫 승이 물거품되고 말았다. 삼성은 롯데와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7-9로 패했지만 장원삼의 쾌투는 패배 속 소득이었다. /what@osen.co.kr